삼양식품, 환차익만 연간 80억원 전망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1755억원으로 상향
불닭볶음면 글로벌 호조에 환효과 결합
파생상품 헤지 없이 ‘자연 헤지’로 정면돌파
올해 사상 첫 매출 3조원 돌파 관측
2027년 자싱 공장 완공 시 생산 병목 해소
![]() |
| 삼양식품의 붉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볶음면. 지난달 '불닭' 면류 누적 판매량은 100억개를 돌파했다./사진=삼양식품 제공 |
[대한경제=정대연 기자] 해외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삼양식품이 현재 원·달러 환율이 지속될 경우 연간 환차익만 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 호조에 원화 약세라는 강력한 거시경제 호재가 결합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 돌파도 기대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1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전망치였던 1670억원 대비 5% 상향 조정된 수치다. 실적 눈높이가 올라간 배경은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 열풍과 가파른 환율 상승 효과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28일부터 6월 15일까지의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92.96원을 기록했다. 직전 환율(1425.8원)과 비교하면 5% 가까이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1490원대 환율이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삼양식품이 거둬들일 연간 순수 환차익 규모만 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같은 흐름은 고물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으로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국내 식품업계의 일반적인 상황과 정반대다.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라면 수출액은 7억7016만달러로 전년 동기 6억529만달러 대비 27.2% 급증했다. 올 1분기 기준 한국 라면 수출 시장 내 삼양식품의 점유율이 66%에 육박한다.
통상 라면은 소밀 등 핵심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가 95%에 달해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대표적인 환리스크 취약 품목이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 수출로 벌어들이고 대금을 달러로 받는 사업 구조다. 원화 약세 기조가 심화될수록 마진율이 극대화되는 반전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셈이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때 세후이익 및 자본에 약 162억원의 이익이 가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 1771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7% 증가하는 등 원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삼양식품은 파생상품을 통한 환헤지 없이도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입 기업들은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미래 환율을 고정하는 통화선도나 통화스왑 계약을 적극 활용한다. 전년도에 해외 식품 매출액 5조924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매출을 추월한 CJ제일제당이 금융 파생상품으로 외환 리스크를 타이트하게 통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양식품은 별도의 파생계약 없이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판매법인에서 발생하는 외화 수입과 원자재 수입 지출이 자체적으로 상쇄되면서 자연적인 환리스크 완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폭발하는 글로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해외 생산 능력(CAPA)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저장성 자싱에 2014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5만5043㎡ 규모의 현지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1월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8억4000만개의 불닭볶음면을 생산할 수 있다. 자싱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가동률이 포화 상태인 국내 원주 공장(96.7%)과 익산 공장(110.9%)의 고질적인 생산 병목 현상이 말끔히 해소되면서 글로벌 공급량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대연 기자 kit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