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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이 우여곡절 끝에 종전을 위한 합의를 도출했다. 지난 2월28일 개전 106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오후(현지시간) SNS에서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며 “동시에 미 해군의 해상 봉쇄를 즉시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이 지역의 지도자들은 처음으로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대통령을 갖게 됐다”면서, 19일 예정된 최종 서명 이후 “기뢰 제거 작업을 위해 해협이 개방되면, 이 지역과 세계를 위한 석유가 다시 양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15일(현지시간) 새벽 “오늘 밤부터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및 군사작전에 대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가 선언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합의에 따른 의무 이행은 서명식이 열리는 오는 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이 60일 간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란 반관영 매체 메흐르 통신은 14개 항으로 이뤄진 양국간 양해각서(MOU) 초안의 세부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중단 △이란 내정 불간섭과 주권 존중 △30일 이내 해상 봉쇄와 이란 주변 군대 철수 △이란 관리 하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허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핵심 쟁점인 동결 자산 해제 시점과 관련해 60일간의 회담 기간 동결된 이란 자산 240억 달러를 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본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그 자금의 절반(120억 달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향후 논의는 농축 우라늄의 처리 방안, 농축 활동, 제재 완화 및 경제 재건으로만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해 온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금지와 헤즈볼라ㆍ하마스 등 역내 친이란 동맹 무장 단체들에 대한 자금ㆍ무기 지원 금지 조항은 협상 의제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이란을 위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 계획을 제시한다는 규정도 있으며,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및 관련 수출품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를 비롯한 미 정부에선 별도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쟁점 사항에선 여전히 이란 측과 온도차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에선 이번 합의에 앞서 최소 3개의 서로 다른 MOU 초안이 공유됐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대이란 제재 완화, 핵 프로그램 관련 장기 협상 착수 등 큰 틀에서는 유사하지만, 이란에 대한 경제ㆍ금융지원이나 관련 제재 완화의 규모와 시점 등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자산 해제 시점과 관련,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 매체의 보도와 달리 합의 발표 직후에도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기 전까진 어떤 자금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 또한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의 3000억 달러 규모 이란 재건 프로그램 등은 MOU에 담겼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19일 최종 서명이 이뤄지기까지는 세부 내용 확정은 유동적일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지연 또는 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회담 이후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물론 이란 내 강경파의 반발도 쏟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들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내에서도 적지 않은 혹평이 분출되고 있어 정치적 부담을 느낀 트럼프가 막판 ‘변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첨예한 쟁점인 핵 문제는 아직 본격적으로 다뤄지지도 않은 상황인 만큼, 협상 기간 중 언제든 상황이 뒤바뀔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합의의 전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란 핵 프로그램 종료 문제를 뒤로 미루는 등 미국이 상당한 양보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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