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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본잠식 애물단지 '명량케이블카'…해남군, 인허가 특혜·혈세 남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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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8 17:38:42   폰트크기 변경      
공유지 밀실 매각 의혹…운수시설 피한 '꼼수 승인' 논란
해남군 "경미한 변경 사항…법적 절차 철저히 준수" 반박

[대한경제=김건완 기자] 전남 해남군이 우수영 국민관광지 내 행정재산을 무리하게 용도 폐지해 민간에 매각하고, 상급 기관의 승인 절차도 건너뛴 채 '명량해상케이블카' 조성 사업을 강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남군청 전경. / 사진: 김건완 기자


◇ 공공재산 민간 매각과 밀실 행정…위법성 논란

명량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선 부지는 당초 우수영 관광지 내 명량주막 인근에 핵심 상가(저잣거리)로 자리 잡고 있던 곳이다. 문내면 학동리 일원 3필지(1021-2, 1022-2, 1025-3) 총 2196㎡ 규모로, 매각 직전까지도 군민과 관광객이 활발히 이용하며 공공 기능을 온전히 유지하던 행정재산이었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1조와 제19조에 따라 행정재산은 본래 목적을 완전히 상실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일반재산 전환이나 매각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해남군은 부지의 공공 기능이 버젓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서류상으로만 용도를 억지 폐지해 일반재산으로 둔갑시켰다. 이어 2019년 6월 21일 군의회를 거쳐 특정 업체에 3억4367만원을 받고 이 핵심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통째 매각했다.


게다가 해남군은 명량해상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위한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과정에서도 법적 필수 절차인 상급 기관 협의를 누락했다. 당시 해남군은 총면적 25만821㎡ 규모의 관광지 내에서 저잣거리 이전, 주차장 재배치, 관광객 동선 변경 등 관광지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관광진흥법상 반드시 거쳐야 할 전남도 및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 및 승인 절차를 이행한 공식적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무리한 용도 폐지와 상급 기관 패싱을 두고, 공익 부지를 편법으로 사유화하려고 한 전형적인 밀실 행정이라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단순 시설 조정을 넘어 관광지 운영 구조 자체가 변경된 중대 사안"이라며 "상급 기관 승인 누락과 협의 의무 미이행, 기반 시설 임의 변경 등 절차적 적법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사업자 부담금 슬그머니 군비로 탈바꿈

민간 업자 지원에 군민 예산이 쓰였다는 재정 특혜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사업자가 군에 제출한 '울돌목 해상케이블카 조성사업 제안서' 56쪽에는 "현재 시설물에 대해 당사는 해남군에 신축 또는 이설 비용을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 집행 과정은 정반대였다. 임시 상가 설치 공사에 8360만원, 이설된 저잣거리 건축 공사에 3억3776만원 등 총 4억2136만원이 순수 군비로 투입됐다.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기반 시설 비용이 슬그머니 주민 혈세로 충당된 셈이다.


민간 사업자가 해남군에 제출한 울돌목 해상케이블카 조성사업 제안서 56쪽. "현재 시설물에 대해 당사는 해남군에 신축 또는 이설 비용을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어, 지자체가 수억 원의 혈세를 투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 자료 출처: 해남군 제공


◇ 기부채납 약속 불이행…군, 되려 임대료 챙겨줘

주차장 확보 과정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조치가 이뤄졌다. 제안서 57쪽에는 "주차 시설 조성 후 해남군에 기부채납하고, 위탁 운영할 예정"이라며 총 300대 규모의 주차 공간 확보를 약속했다.

하지만 해남군은 되려 문내면 학동리 1470번지 외 1필지(면적 3450㎡)를 임차해, 2021년 9월부터 연간 약 1000만원의 임대료를 사업자 측에 꼬박꼬박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민간 투자 사업의 리스크를 지자체 재정이 통째로 짊어진 기형적 구조"라며 "윗선에서 실무자의 법적 하자 보고를 묵살했다면 형법 제123조(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우수영국민관광지에 자리한 명량대첩의 승전지인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를 가로지르는 명량해상케이블카. / 사진: 김건완 기자


◇ '운수 시설' 피한 꼼수 인허가…대형 참사 사각지대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인허가 특혜 의혹도 사고 있다. 공중에 차량을 매달아 이동하는 삭도 시설은 건축법상 엄격한 방재 기준이 요구되는 '운수 시설'로 허가 받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해남군은 이를 기준이 느슨한 일반 '관광휴게시설'로만 승인했다.

이 조치로 사업자는 소방법령상 운수 시설에 필수적인 가스 소화기 비치와 피난 설비 구축 의무를 교묘히 피해 갔다. 현재 소방 당국 역시 해당 시설을 관광휴게시설 기준으로만 점검하고 있어, 인화성 물질이 많은 케이블카 기계실 등에서 화재 발생 시 대형 참사로 직결될 위험이 크다. 나아가 서류상 용도와 실제 위험도가 달라, 사고 시 상법 제651조(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보험사의 보상 면책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 완전 자본잠식…PF 부실 '폭탄' 껴안은 군민

올해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명량해상케이블카 '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지난해 순 손실만 48억4700만 원을 냈으며 누적 결손금은 291억6100만원에 달한다.

총 부채가 총 자산을 236억7800만원 초과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412억9400만원이나 앞지른 상황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의존하던 사업이 최종 좌초할 경우, 흉물로 남을 시설물 철거와 유지 보수 비용은 고스란히 군민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올 위기에 처했다.


◇ 해남군 "법적 절차 준수한 정상 행정" 반박

총체적 특혜 및 위법 의혹 제기에 대해 해남군은 원칙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행정재산 매각에 대해 "침체된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한 정상적 행정 행위"라고 해명했다. 혈세 투입 논란에 대해서도 "집행된 예산은 우수영 국민관광지를 찾는 전체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공공 인프라 확충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광지 조성 계획 변경 시 상급 기관 패싱 지적에는 "경미한 변경 사항으로 판단해 내부 절차만 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 사업 실패 시 군민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의 채무 관계는 군과 무관하며, 민간의 부실 경영이 세금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는 전혀 없다"며 "향후 조사가 진행된다면 객관적인 근거를 제출해 투명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건완 기자 jeon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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