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축 설계공모 전년비 40% 급감…민간건축 인허가도 5년 전 절반 수준
등록 건축사사무소는 늘어…소액 설계공모 과잉 경쟁…“기준 가격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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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수형 기자] 다세대주택, 근린생활시설 등 민간 건축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공공건축 설계공모까지 줄어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감은 줄어드는 데 반해, 건축사사무소는 빠르게 늘어나 "외환위기(IMF) 때 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16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발주된 설계공모는 총 2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74건에 비해 40% 줄어든 것이다.
개별 설계공모 규모도 작아졌다. 추정가격 5억원 이하의 설계공모 비중은 작년 53%에서 올해 66%로, 3억원 이하 소형 설계공모 비중은 작년 35%에서 올해 42%로 각각 늘었다.
이 같은 공공건축 설계공모 축소 배경으로는 지방 재정 악화가 손꼽힌다.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족액 대비 보통교부세는 72%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지방 부동산 거래량 축소 등에 따른 지자체 수입 감소를 교부세 보전이 따라잡지 못하며 지자체의 재량 지출 축소, 설계공모 감소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공공건축 설계공모를 따내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오는 18일 당선작 발표를 앞둔 서울시의 ‘화랑대철도공원 커뮤니티센터 신축공사 설계공모’는 예정 설계비 1억9000만원의 소규모 일감인데 무려 244개사가 참가 등록하고 60개사가 작품을 접수했다. 이들이 1924만원의 설계 보상비 중 일부라도 받기 위해선 12대 1의 경쟁률을 넘어야 한다.
관련 업계에선 각사가 바늘구멍을 바라보며 투입하는 비용을 고려해 설계공모 기준 가격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현재 추정가격 1억원 이상인 공공건축은 설계공모가 의무다.
A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설계대가 2억원 용역에 40개사가 달려들어 1000만원씩만 써도 4억원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소규모 용역은 PQ(사전적격심사)를 이용하는 것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3년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여파와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민간 먹거리인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설계시장도 가뭄이다.
지난 1~4월 다세대ㆍ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의 인허가 건수는 1만1813건으로, 5년 전인 2021년 1~4월(2만2880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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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처럼 줄어든 일감을 나눠 가질 건축사사무소는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등록 건축사사무소는 1만7333개(개인 1만2251개, 법인 5082개)로, 2020년 1만3689개(개인 9716개, 법인 3973개)에서 꾸준히 늘었다.
여기엔 2020년 건축사 자격시험이 연 2회로 늘어난 영향과 함께 중형사가 경영난을 겪어 소형사로 쪼개진 탓도 있다.
B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건설사나 중대형 건축사사무소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건축사가 개업하는 불황형 창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 미국ㆍ이란 전쟁에 따른 업계 피해 현황을 보고할 때 이미 (건축) 인허가 물량이 반으로 줄어 특별히 더 줄어들 것도 없다고 했다”며 “중소 건축사사무소들은 현 시장 상황이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수형 기자 lee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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