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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주로 칼럼] 오세훈 택한 서울시민, 정말 ‘집값 상승’을 바라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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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7 05:00:28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여 일이 지났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분석 중에는 본질을 호도하는 단편적인 해석도 있다. “서울시민이 집값을 띄워줄 오세훈 시장을 선택했다”는, 이른바 ‘부동산 이기주의’ 프레임이다.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표를 던졌다는 시각은, 정책 실패가 낳은 주거 불안 책임을 ‘집값 욕망’ 탓으로 돌리는 분석이다.

서울 곳곳의 정비사업 현장과 부동산 시장에서 마주한 민심은, 그런 게으른 분석과는 결이 달랐다. 유권자 심리를 정치적 진영 논리로 재단하는 외부 시선은 현장에 한 번만 서봐도 얼마나 표면적인지 알 수 있다. 시민이 바란 것은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니라, 오랜 삶의 터전에서 불안감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상식적 요구였다. 겹 규제로 묶인 비정상적 시장을 정상화해 달라는 목소리였다.

정비사업을 두고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 깎아내리는 이들에게 현장 조합장과 추진위원장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직접 와서 이 열악한 주거 환경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보라”는 것이다. 재건축은 물론 재개발 현장 실상은 처참하다. 소방차 진입조차 불가능한 좁은 비탈길은 언제나 대형 화재의 공포를 안고 있다. 2026년이라는 시간표가 무색하게 집과 화장실이 분리된 곳도 여전히 있다. 투기적 욕망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호소에 표를 던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복잡성을 외면한 6ㆍ27, 10ㆍ15 대책처럼 섣부른 규제가 낳은 부작용은 서민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주택 시장을 ‘유주택자’와‘무주택자’. 이분법적 잣대로만 나눴다. 이 경직된 시각은 무주택자면서 당장 집을 살 여력이 안 돼 ‘전세’라는 징검다리가 반드시 필요한 ‘회색지대’ 시민을 정책에서 삭제했다. 다주택자를 옥죄 시장에 억지로 매물을 끌어낸다 한들, 겹규제로 대출 문마저 꽉 막힌 상황에서 각기 다른 사정으로 당장 집을 살 수 없는 수요가 태반이다.

현실을 외면하고 다주택자만 압박한 결과, 이들이 공급하던 민간 전세 물량이 증발하며 전셋집은 씨가 말랐다. 갈 곳 잃은 세입자들은 반전세로, 경기도 외곽으로 밀려났다. 청년과 서민이 밟아 올라가야 할 주거 사다리를 국가가 가로막아 버린 꼴이다. 이분법적 오판이 부른 고통은 오롯이 회색지대에 서 있던 평범한 무주택자들의 몫이 됐다.

서울시민은 현명했다. 작금의 공급난과 시장 불안정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전임 시장시절 일괄 해제된 393개 정비구역이 현재 겪는 공급 가뭄의 출발점임을 알고 있었다.

책상머리에서 만들어진 단편적 규제가 현장에서 어떤 파장을 불러오는지 민심은 이번 투표로 증명했다. 집값 상승이란 프레임으로 진의를 왜곡하는 한 진정한 주거 안정은 요원하다. “시장을 혼란시키지 말고 예측 가능하게 안정화시켜 달라”. 바로 이 목소리가 선거 당락을 갈랐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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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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