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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이란 재건’에 韓기업 참여?…‘중동 특수’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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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6 16:10:23   폰트크기 변경      
“유럽, 한국, 일본 기업 관심”…에너지ㆍ전력망ㆍ인프라 특수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 이란 전쟁 종식 협상안에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30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을 한국을 비롯한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이란과의 전쟁 종결 및 핵 합의 등 최종 타결 후에 최대 3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 기금 설립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유럽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여러 나라 기업과 미국 기업들도 이 기금에 관심을 보인다”라고 전했다.

미 정부로서는 민간 조성을 통해 통상 전쟁 패전국이 승전국에 지급하는 ‘배상금’ 논란과, 트럼프가 줄기차게 비판해왔던 버락 오바마 정부 방식의 ‘현금 지원’ 비판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란 지원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전후 복구사업을 통해 중동지역의 안정과 경제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우리 주력산업인 건설ㆍ인프라ㆍ에너지 등 업계에는 ‘중동 특수’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양국 교전 과정에서 이란은 물론 주변국들의 정유ㆍ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에너지 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항만과 도로, 철도와 통신망 등 핵심 기반시설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해 발전소, 도로, 플랜트 사업 등을 대거 수주하며 중동 내 입지를 다진 바 있다. 또 대이란 수출과 건설ㆍ플랜트 사업 경험도 있는 만큼 시장 재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양국 간 구체적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추후 변동 여지도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실제 합의문 공개와 핵문제 등 협상 타결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FT 보도 직후 SNS를 통해 “민주당의 가짜뉴스”라며 3000억 달러 기금 조성 자체에 대해 부인했다.

반면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기금 조성은 미국의 ‘세금’이 아닌 “걸프 국가들이 조달할 것”이라며 “이란이 합의 조건을 준수할 경우 기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성 가능성을 인정했다.

또한 미국은 MOU 서명의 대가로 동결자금 해제나 제재 완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으면서도 경제적 보상을 해줄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에 ‘작은 제스처’를 요구했다. 밴스 부통령은 “돈이 지급되지 않았고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없애거나 검증체제 허용에 나서는 등의 조치에 나서면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전날 이미 전자서명으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으며, 이번 주 내로 합의문이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은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식을 가진다.

밴스는 최대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해서는 “우리의 기대는 장기적으로 통행료 부과 없이 개방되는 것”이라면서 “향후 기술적 협상에서 이런 것들을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요구하고 있는 ‘통행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호르무즈 통행료가 영구 면제된다는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향후 60일간의 협상 이후 해상 서비스 제공 명목으로 수수료를 걷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란 측은 3000억 달러 기금을 ‘배상금’으로 규정하며 승전 명분을 쌓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모양새다.

이란 협상단 전략 고문인 메흐디 모하마디는 “비록 ‘배상’(compensation)이라는 단어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재건’을 이야기할 때는 그것이 전쟁 중 이란이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의미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 모두 ‘강경파’ 등을 비롯한 국가 내 거센 비판과 반발에 직면했다. 정부와 집권 세력의 ‘정치적 부담’이 향후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종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의 행보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의 합의가 “트럼프의 결정”이라고 선을 그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자유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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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gga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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