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보호ㆍ투자용 징벌 ‘이분법 세제’
구윤철 부총리,“7월 말 발표” 공식화
OECD 평균 0.33% 대비 韓 보유세율 격차 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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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전남 해남 솔라시도를 방문해 관련 기업들과 간담회 진행 중인 구윤철 부총리 / 사진: 재정경제부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정부가 오는 7월 말 부동산 보유세 관련 세제 개편안을 예고했다. 실거주 주택은 보호하되 투기ㆍ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과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은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게 골자다.
17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전남 해남 솔라시도 현장 기자 간담회에서 “7월 안에 내부적인 의사 프로세스를 거쳐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는 집(거주)과 사는 집(매입)을 구분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철학”이라며 “다주택이나 투자용으로 그냥 사둔 주택, 내가 살지 않는 주택에 대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줄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기ㆍ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 중과를 통해 투자 수익률을 낮추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대통령과 부총리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7월 세제 개편안의 큰 뼈대는 사실상 윤곽을 드러낸 상태다.
이재명 정부가 보유세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한국의 실효 보유세율이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OECD 평균 보유세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33% 수준인 반면, 한국의 실효 보유세율은 이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이려 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로 사실상 후퇴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 흐름을 다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만 해도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으나, 6월 취임 1주년 회견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것이 맞겠다”고 방향을 틀었다. 5개월 사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개편 방향은 공시가격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다.
강남ㆍ용산ㆍ성수 라인에 포진한 아파트 단지들은 정책 타깃으로 삼기 가장 용이한 집단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시세가 30억원을 넘는 대단지들도 사정권 안에 든다.
여기에 ‘주택 수’ 기준 과세에서 ‘보유 총액’ 기준 과세로의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행 종합부동산세 체계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중과 구조를 근간으로 하지만, 이를 해소하는 대신 전체 주택 합산가액이 클수록 더 무거운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집 한 채를 가졌더라도 초고가 자산 보유자는 세 부담이 늘게 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요건 강화도 패키지로 묶일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ㆍ투자용으로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이상하다”며 장특공제 개편 의지를 드러낸 바 있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리면 보유ㆍ처분 단계 모두에서 비거주ㆍ투자용 주택을 옥죄는 구조가 완성된다.
반면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직접적 세 부담 강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행정안전부는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 특례(약 43~45%)를 운용하고 있으며, 구 부총리도 이날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집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실거주 주택은 이번 보유세 강화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다만 공시가 30억원을 넘는 초고가 실거주 1주택은 예외적으로 강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본부 임원은“인플레이션과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 환경에서 수요ㆍ공급 원리를 무시한 채 세금으로 투자 수요를 억누르겠다는 발상은 효과도 제한적이고 부작용은 크다”며 “보유세를 올린다고 매물이 나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거래를 얼어붙게 만들어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의 행보가 현재 진행 중인 도시정비사업에 영향을 미치면 공급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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