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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신 매각 택한 SK스퀘어…5년 만에 ‘플랫폼 제국’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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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8 05:00:23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11번가·웨이브 이어 원스토어까지 매각…‘줄상장’ 청사진 전면 폐기
1분기 현금 7937억 확보, 원스토어 정리 시 ‘비통신 엑시트’ 사실상 마무리
SK하이닉스 중심 체질 개선…확보한 실탄으로 ‘AI·반도체’ 올인 베팅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출범 5년 만에 분사 당시 공언했던 ‘자회사 줄상장(IPO)’ 전략을 사실상 전면 수정했다. 시장 냉각과 누적 적자에 발목이 잡히자 비통신 자회사 ‘줄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SK쉴더스를 시작으로 최근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까지 매각 협상 테이블에 올리며 ‘IPO를 통한 자금 회수’ 청사진은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퀘어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총 7937억원 규모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자회사 매각이 최종 성사되면 유동성 자산은 한층 더 불어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원스토어 경영권 지분(45.78%) 매각을 위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기업 ‘넥써쓰’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원스토어 매각이 성사될 경우 SK스퀘어의 비통신 플랫폼 자회사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의 진통은 거세다. 원스토어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오후 SK스퀘어 본사 앞에서 ‘헐값·밀실 매각 반대 및 고용 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기습 집회를 개최했다. 현재 거론되는 원스토어의 몸값은 약 700억원 수준으로, 과거 IPO 추진 당시 기대했던 기업가치(1조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노조와 구성원들은 “국내 앱마켓 생태계를 파괴하는 헐값 매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할 당시 SK하이닉스·SK쉴더스·11번가·원스토어·티맵모빌리티 등을 포트폴리오로 거느린 종합 ICT 투자사를 표방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시작은 지난 2022년 몸값 3조5000억원을 노리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보안 자회사 SK쉴더스다. 상장 길이 막히자 SK스퀘어는 이듬해 사모펀드 EQT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기는 ‘우회 매각’을 택했다. IPO가 막히면 재무적 투자자(FI)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매각으로 선회하는 이 패턴은 이후 SK스퀘어 자회사 정리 공식이 됐다. 이후 이커머스 잔혹사를 겪은 11번가는 계열사인 SK플래닛으로 흡수됐고, OTT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며, 음원 플랫폼 플로(드림어스컴퍼니) 역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 남은 대형 플랫폼인 ‘티맵모빌리티’ 역시 벼랑 끝에 서 있다. 당초 목표로 한 ‘2025년 상장 및 몸값 4.5조 원’은 무산됐고, 상장 시점은 2027년 이후로 연기됐다. 이재환 대표가 취임 후 캐롯손보, 우티(UT) 등 알짜 지분을 매각하며 장부상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본업의 적자가 깊어지며 성장성 정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자회사들의 잇따른 상장 실패와 내부 진통 속에서도 모회사인 SK스퀘어의 주가는 역설적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장중 161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자회사의 누적 손실 리스크보다 핵심 자산인 SK하이닉스의 독주에 따른 ‘지분법 이익’ 모멘텀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SK스퀘어의 연간 매출액은 10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 효과에 힘입어 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비통신 자회사 정리가 마무리되면 SK스퀘어의 ‘AI·반도체 올인’ 전략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는 차이를 만드는 열쇠”라며 AI·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투자를 2026년 최우선 과제로 공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의 초기 모델이었던 ‘종합 ICT 플랫폼 IPO 투자회사’ 전략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대신 돈 안 되는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털어내고, 확보한 현금 실탄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및 AI 인프라에 베팅하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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