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5선 국회의원과 제34대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남경필 전 지사가 코스닥 상장 바이오·반도체 기업 젬백스앤카엘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2024년 3월 계열사 젬백스링크(현 포니링크) 회장으로 처음 젬백스 그룹에 합류한 지 약 2년 3개월 만에 그룹 모기업의 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17일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은 17일 오전 10시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홀에서 ‘남경필 회장 취임식 및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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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한국거래서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젬백스앤카엘 회장 취임식에서 남경필 회장이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김호윤 기자. |
이날 행사에는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 △곽재선 KG그룹 회장 △홍재성 JS코퍼레이션 회장 △박성찬 다날그룹 회장 △김대헌 호반그룹 총괄사장 △박영표 풍인무역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현삼 해피콜 전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를 비롯해 이상식 국회의원,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홍정욱 전 의원(올가니카 회장) 등과 각계 각층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남 신임 회장은 1965년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 서울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거쳐 미국 예일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경인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조부 남상학이 창업한 경남여객을 대대로 경영해온 집안 출신으로, 부친 남평우가 제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다 임기 중 급사하자 유학 도중 귀국해 의원직에 출마했다. 1998년 7월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 만 33세 나이로 출마해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5선 의원을 거쳐 2014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으나 2018년 재선에 실패하며 정계를 떠났다.
남 회장과 젬백스 그룹의 인연은 2024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젬백스링크는 2024년 3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를 회장으로 영입하며 신사업인 자율주행 사업 구체화에 나섰다.
이후 젬백스링크는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사명을 ‘포니링크’로 변경하고 남경필 회장을 등기이사·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남 대표는 글로벌 자율주행 전문기업 포니에이아이(Pony.ai)와 합작법인 ‘포니에이아이모빌리티’를 설립하며 자율주행 사업 기반 조성에 나섰다. Newsprime 당시 포니에이아이의 제임스 펑 회장을 비롯해 티안 가오 부사장, 레오 왕 CFO 등 핵심 경영진이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으며, 포니에이아이와 기타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각각 50%의 지분을 투자하는 국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5년 11월 12일 남경필이 포니링크 각자 대표이사직을 사임함에 따라 황정일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이후 2년 3개월만에 모기업인 젬벡스엔카엘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남 회장이 이끌게 될 젬백스앤카엘은 1998년 설립된 모기업으로, 삼성제약과 젬백스링크(포니링크)를 중심으로 신약개발과 여러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케미컬 필터와 가스 스크러버를 국산화했으며, 세계 최초 면역항암치료제인 리아백스주를 개발해 2014년 대한민국 신약 21호로 등재시켰다.
삼성제약과의 관계는 인수에서 시작해 기술이전으로 이어지는 긴밀한 협력 구조다. 젬백스는 2014년 5월 삼성제약 최대주주로부터 지분 16.1%(200만주)를 120억원에 인수하며 삼성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목적은 당시 조건부 시판 허가를 받은 리아백스주 상업화 과정에서 삼성제약의 생산시설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두 회사는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을 매개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제약은 젬백스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GV1001의 국내 판권을 1200억원에 기술이전 받았다. 선급금 120억원, 품목 허가 시 단계별 기술료 1080억원 조건이며 삼성제약은 GMP 공장 시설을 활용해 임상 이후 시판 허가에 따른 생산·관리·유통·마케팅을 담당할 예정이다.
지분 구조도 상호 출자 형태로 맞물려 있다. 젬백스는 삼성제약 지분 10.46%를, 삼성제약은 젬백스앤카엘 지분 5.88%를 보유하는 등 서로 얽혀 있는 구조다.
남 회장의 취임과 맞물려 그룹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GV1001의 행방이 최대 변수다. 젬백스앤카엘은 GV1001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은 확보했으나 유효성의 핵심 지표인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ADAS-cog11)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회사는 안전성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글로벌 3상 도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며 이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도 밝힌 바 있다.
결국 남 신임 회장 앞에는 GV1001의 임상 전략 재정비, 계열사 포니링크의 자율주행 사업 수익화, 삼성제약의 장기 적자 구조 개선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동시에 놓여 있다. 정·관계를 아우르는 풍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바이오·모빌리티·반도체 소재를 아우르는 복합 그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남 회장은 “각자가 가장 잘하는 역량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맡은 핵심 역할”이라며 “조직 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 회장은 시장과의 소통과 연구 이후의 다음 단계로의 도약에도 방점을 찍었다.
남 회장은 “그동안 좋은 연구 성과를 내고도 세상에 제대로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약은 증명으로 회사는 신뢰로라는 말처럼 연구가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환자들에게 닿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일각에서 받고 있는 바지 회장과 관련해서는 “정치할 때도 그랬지만 바지 회장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면서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어(12.32%)와 창업주인 김상재 회장(0.62%)이 가진 모든 의결권을 위암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제가 모든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전 선포 이후에는 IR 발표와 이석준 대표이사의 임상·R&D 현황 소개가 진행됐다. R&D 세션에서는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GV1001의 작용 기전과 PSP(진행성 핵상 마비) 치료 가능성을 발표했고, ALS 질환 및 GV1001 전임상 중간결과 발표와 함께 문형식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 교수의 PSP 국내 2상 임상 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는 남 회장과 젬백스 창업자 김상재 고문의 공동 세션 및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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