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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기록하고 내년에도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중동전쟁 여파로 높아진 유가와 환율 부담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데다 내년에는 소비 회복과 임금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초 목표 수준 부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3%대로 올라섰다”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중동 지역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지만 앞으로의 물가 경로에는 여전히 상방 위험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LNG 공급망이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국제유가가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그동안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 부문뿐 아니라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도 파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내외, 근원물가 상승률은 2% 중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유가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이 줄어들겠지만 수요 측 물가 압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2.2%에서 2.4%로 높아졌다. 올해 초만 해도 물가 상승률은 1~2월 2.0%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5월에는 3.1%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202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의 오름세는 더욱 가팔랐다. 석유류 가격 급등 영향으로 생활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취약계층의 부담도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근원물가 역시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근원물가는 1월 2.0%에서 2월 설 연휴 여행 수요 영향으로 2.3%까지 상승했다. 이후 3~4월에는 2.2%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 들어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항공료와 단체여행비 등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2.5%로 확대됐다.
한은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국제유가 하락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프라 복구와 각국의 재비축 수요 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중동 정세의 영향을 받으며 1500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류 가격을 끌어올린 뒤 약 6개월 후부터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간접효과는 약 1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도 물가 상방 요인으로 지목됐다. 당분간은 고금리·고물가 부담이 소비를 제약하겠지만 IT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소득 및 자산 여건 개선으로 소비 모멘텀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 총재는 “높은 물가 수준은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기업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높여 물가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은은 앞으로의 물가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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