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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이호진, 경영 대신 예술후원…세화재단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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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9 06:00:16   폰트크기 변경      
태광 재단 이사장 맡아 메세나 행보 주목

공익사업비 2년새 54% 증가
미술품ㆍ전시장 투자도 확대
재단 자산 1273억원 규모獨
거장 바젤리츠 개인전 개최


세계 최대 규모 ‘해머링맨’이 전시된 흥국생명사옥./영상: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체제로 재편되면서 국내 문화예술계 후원의 보폭을 부쩍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공시된 2025년도(제17기) 결산을 보면 전시 투자와 컬렉션, 작가 지원이 일제히 늘었다.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 대신 모친이 세운 재단을 발판으로 메세나(문화예술 후원)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태광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재단 이사회에서 제5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임기 2년의 무보수 비상임직이다. 그는 횡령ㆍ배임 혐의로 복역한 뒤 2023년 광복절 특사로 복권됐으며, 현재 태광산업 고문과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재단은 이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 여사가 2009년 세운 비영리법인으로, 창업주 일가의 문화 후원이 이어져 온 곳이다. 2010년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에 ‘일주&선화 갤러리’의 문을 열어 국내외 주요 작가 전시를 지원하는 한편 문화예술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2017년엔 지금의 세화미술관으로 확장 개관했다.

이 전 회장 취임을 전후로 재단의 곳간은 더 활짝 열렸다. 공익목적사업 수행비용이 2023년 18억6066만원에서 2025년 28억7403만원으로 2년 만에 54.5%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내 미술전 개최 비용이 3억2017만원에서 9억3094만원으로 2.9배나 급증했다.


단순 전시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 문턱도 낮추면서 국내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무료전시 운영 등 운영경비로 2억3400만원을 집행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지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관람ㆍ해설 지원에 나섰다.


세화미술관이 진행 중인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전시 도슨트를 진행하는 모습./사진: 세화미술관 제공

전시장 자체에 대한 투자도 늘렸다. 지난해 새 전시 공간 조성 공사를 잇따라 진행하면서, 공익사업 시설비용은 11억8226만원에서 19억7117만원으로 한 해 만에 67% 가까이 뛰었다.

작가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지원도 커졌다. 장학ㆍ지원금 등 외부에 직접 지급한 분배비용이 1억7880만원으로 전년의 5.7배나 늘었다. 2024년 말엔 흥국생명보험과 흥국화재해상보험으로부터 각각 15억원ㆍ25억원씩 모두 40억원을 출연받아 모두 작품 구매에 사용하는 등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세화미술관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전시 전경./사진: 세화미술관 제공

대기업 재단이 직접 시장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신진ㆍ중견 작가들의 활동에 마중물이 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재단의 공익사업 집행 총액은 의무사용 기준을 20% 초과한 51억6053만원이었다.

이런 활동의 토대는 탄탄한 컬렉션과 재무 체력이다. 재단의 미술품 장부가액은 2023년 312억2396만원에서 2025년 382억844만원으로 약 70억원(22.4%) 늘었고, 작품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수익도 1억8714만원에서 4억1390만원으로 커졌다. 총자산은 1273억5584만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자산 854억454만원에서 나오는 이자수익만 50억원을 웃돈다. 다른 대기업 문화재단과 달리 계열사 지분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으며 지배구조와 무관한 순수 공익형 재단이라는 점도 차별점이다.


이호진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사진: 태광그룹 제공

재단은 이 전 회장 취임과 함께 조직 전반을 정비했다. 등기 임원진이 종전 체제에서 이호진 이사장과 박상철ㆍ정연심ㆍ정의철ㆍ이성희 이사, 권혁준ㆍ박영출 임원으로 전원 교체됐다. 재단은 이사장 취임을 계기로 교육ㆍ참여 프로그램을 더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상반기 기획전 두 건을 동시에 연 데 이어 8월에는 독일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대규모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재단은 세화미술관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예술 후원자로서의 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관람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기업과 문화예술의 매개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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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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