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 정상이 17일(현지시간)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당초 스위스 서명식이 예정된 19일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합의 내용은 즉시 발효됐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MOU에 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을 통해 공식화했다. 이란 측 또한 외무부 대변인 발언을 통해 미국과 이란 간 합의 문안이 양국 대통령에 의해 공식 서명됐다고 확인했다.
백악관은 발표 직후 14개항으로 이뤄진 MOU 전문도 공개했다. MOU는 1조에서 ‘미국과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해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한다고 선언한다’고 못박았다. 2조는 상호 ‘주권ㆍ영토 보전’과 ‘내정 불간섭’을, 3조에선 ‘최대 60일 이내 최종 합의 완료’를 약속했다.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최대 관심사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점ㆍ방식과 함께 3000억 달러(약 465조원) 규모의 이른바 ‘이란 재건 기금’ 조항이 지목된다.
MOU는 6조에서 ‘미국은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최종적이고 상호 합의된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개발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책임을 동맹국 등 주변 국가들에 ‘떠넘기기’ 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인프라ㆍ전력망ㆍ에너지 등 우리 주력 산업에 ‘중동 특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관련 조처는 4조와 5조에 명시됐다. 4조에는 ‘미국은 서명 즉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및 이란에 대한 다른 방해를 해제하기 시작하며, 30일 이내에 (해상봉쇄를) 전면 해제하고 선박 통항을 점진적으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또한 미국은 최종협정 체결 후 30일 이내에 이란 근처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합의한다’고 규정했다.
더욱 논란이 되는 조항은 5조다. ‘이란은 60일 동안만 수수료 부과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양방향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민간 통항은 즉시 회복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통행료 면제 기간을 ‘60일’로 한정하면서, 이후에는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 |
7∼11조는 최대 쟁점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국의 제재ㆍ동결자금 해제 방안이 담겼다. 양국은 7조에서 ‘미국은 최종 합의에서 정해질 일정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결의, 미국 단독의 1ㆍ2차 제재를 포함한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8조에서는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다’며 ‘제7조에서 언급된 일정에 따라 비축된 농축 물질의 처분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으며, 최소한의 방법은 IAEA의 감독 아래 현장에서 희석하는 것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9조는 ‘현상유지’ 조항으로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현 상태로 유지한다’며 ‘미국은 이 기간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거나 해당 지역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합의한다’고 적시했다.
제10조는 ‘미국 재무부는 서명과 동시에 이란이 원유, 석유 제품 및 파생상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면제 조처를 발효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제11조에는 ‘동결되거나 제한된 이란 자금ㆍ자산의 해제 및 사용 절차는 협상 과정에서 상호 합의될 것이며 미국은 이들을 완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적혔다.
양측은 12조에서 MOU 이행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집행 메커니즘’을 설립하기로 합의했으며, 13조에선 향후 협상 절차 관련 ‘휴전, 해군 철수, 호르무즈 해협 조처, 석유 제재 면제와 자산 해제가 진행되면 최종 합의의 나머지 요소들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마지막 14조에는 ‘최종 합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의해 승인된다’고 적시했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해당 MOU는 이미 양측의 전자 서명이 이뤄진 상태이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가 체결되기 전까지 어느 쪽이든 철회할 수 있다”고 언론에 설명했다.
MOU 공개 이후 미국 내에선 진영을 막론하고 혹평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가 당초 제시한 △이란 정권 교체 △우라늄 농축권 영구 박탈 △탄도미사일 능력 파괴 △대리세력 제거 등 전쟁의 목표를 사실상 하나도 이루지 못한 ‘완패’라는 평을 일제히 내놓는 모양새다.
그러나 트럼프는 주요7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전 MOU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했던 모든 목표, 그 이상을 이뤄낸 것”이라면서 “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