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석희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석부사장 /사진:인텔 |
본사 수석부사장 선임…립부 탄 CEO에게 직속 보고
삼성 출신 한승훈 부사장 이어 한국 반도체 베테랑 연쇄 수혈
후공정(백엔드) 전담 독립 사업부 신설…파운드리 추격 가속화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미국 인텔이 국내 반도체·제조 업계의 베테랑인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사장)를 본사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인텔 밀어주기’ 기조 속에서 인텔이 한국의 핵심 반도체 인재들을 연이어 수혈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인텔은 19일 이석희 전 SK온 사장을 인텔 파운드리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석부사장은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이 수석부사장은 이번 보직에서 모든 첨단 패키징, 시스템 통합, 백엔드(후공정) 기술 개발 및 제조 부문 전체를 총괄한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장 출신 인사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특정 지역 책임자가 아닌 본사 최고위 경영진(C-Level)으로 영입된 것은 사실상 최초다.
이석희 수석부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과거 현대전자를 거쳐 인텔에서 10년 넘게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만큼 친정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인텔 낸드 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를 주도했고, 퇴임 후에는 솔리다임 의장직과 SK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말 건강상의 이유로 SK온 사장직을 사임했으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인 인텔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이 수석부사장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전반에서 시스템 수준 통합 수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인텔은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다”며 “인텔로 다시 복귀해 기쁘며, 핵심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과 제조 역량을 고도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텔은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사업 내에 ‘첨단 패키징’을 전담하는 독립적인 사업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전공정과 후공정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투톱 체제로 재편된다. 기존 파운드리 총괄인 나가 찬드라세카란 수석부사장은 프론트엔드(전공정) 기술 개발 및 제조를 전담한다.
립부 탄 인텔 CEO는 “이석희 수석부사장은 복잡한 대규모 기술·제조 조직을 이끌어 온 뛰어난 전문성과 탄탄한 실행력을 보유한 리더”라며, “그의 인사이트는 인텔이 최첨단 로직과 메모리를 긴밀히 결합하는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EMIB-T 및 HBI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을 대량 양산 단계로 확대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상승한 ‘K-반도체’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텔의 한국 인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에서 30년 간 근무하며 파운드리 영업을 총괄했던 한승훈(숀 한) 전 부사장을 파운드리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삼성 출신의 영업 전문가에 이어, SK 출신의 제조·패키징 전문가까지 연이어 본사 최고위직으로 흡수했다.
이는 현재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국 반도체 제조 부활 정책 및 미국 빅테크(애플·테슬라·엔비디아)의 인텔 협력 기조와 맞물리고 있어 주목된다. 인텔이 첨단 18A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턴키(일괄)로 제공하는 역량을 빠르게 갖출 경우,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해 온 첨단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