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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찬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상3본부장(상무) /사진:대한경제 DB |
서울지역의 정비사업 3.3㎡당 공사금액이 1000만원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해외 설계, 마감재 고급화, 초고층 선호로 최고가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공사비가 지속 상승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도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갈등 해소를 위한 시공사 선정 기준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주거환경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서울지역 평균 3.3㎡당 공사비는 530만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불과 4년 만인 지난해 890만원으로 약 70%나 급등했다. 지방으로도 공사비 도미노 상승이 이어진다. 최근 들어 지방 정비사업 3.3㎡당 공사비도 800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을 앞둔 곳이나 착공 이후 사업지에서도 공사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공사비 갈등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에서 비롯된다. 시공자 선정 시 설계도서와 실제 착공 설계도서의 차이,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법령 개정에 따른 공사비 상승 등을 조합이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조합은 협상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지위에 놓이고, 시공사를 교체하려 해도 기대이익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감수해야 한다.
과거 서울시는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물량을 산출해 내역 입찰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경미한 변경 수준의 대안 설계 제안이 가능했고, 그에 따른 사업기간 증가나 공사비 상승은 시공자 몫이었다. 제도만 보면 정보 비대칭을 예방하는 합리적 방식이었다. 다만 당시 인가 도서가 조합원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혁신 설계라는 명목의 대안 설계 제안이 남발됐고, 결국 설계 변경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조합 몫으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통합 심의 과정에서 중대한 설계 변경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 시 공공관리제를 개선해 통합 심의 후 내역 입찰을 진행하거나 심의 전 시공사 책임 아래 시공사의 설계를 반영한 인허가를 진행한다면, 공사비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통합 심의 기간도 짧아졌기 때문에 심의 이후 시공사를 선정하더라도 조합 입장에서는 운영자금에 대한 부담도 많지 않다. 통합 심의 전 시공사를 선정한다면 실제 가능한 인허가 검토ㆍ제안으로 사업기간도 단축해 공사비 논쟁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공자 선정 이후 수차례의 사업시행계획 및 관리처분 변경은 결국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관행을 지적해온 필자는 최근 일부 시공사가 보여주는 실현 가능한 설계 제안과 신속한 사업 추진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이런 변화가 우수 사례에 그치지 않으려면, 인허가 통과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증, 설계 변경 시 공사비 변동 상한을 명시한 이행보증 등 실행력을 평가할 구체적 장치가 선정 기준에 담겨야 한다. 단순히 시공사 브랜드가 아닌,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구체적 장치를 갖췄는지가 선정의 첫 번째 잣대가 될 때, 조합원과 시공사가 상생하는 성공적인 정비사업의 초석이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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