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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부동산 세제 개편 공식화…‘반도체發 훈풍’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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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21 15:50:26   폰트크기 변경      
김용범 “성장 과실 소수 집중되면 호황 오래 못 가”…금리 인상도 불가피 예측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세금 관련 안내문 모습. /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청와대가 ‘집값 안정’ 정책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지목되는 보유세ㆍ양도세 강화 등 ‘세제 개편’ 추진을 공식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억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등 ‘반도체발 훈풍’이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을 주시하며 추가 대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SNS에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호황은 착시가 아니다”라면서도 “경제 전체가 좋아진 것이 아니다. 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섹터가 만들어낸 숫자”라고 평가했다.

또 “거시지표는 뜨겁지만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폭증하는데 동네 상가는 공실을 걱정한다”며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향하는데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의)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라며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 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며 “이번에도 예외일 것이라고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며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른바 ‘반도체 산업벨트’의 중심지인 경기 화성 동탄의 6월 셋째주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 대비 2.22%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용인 기흥구도 0.31% 올라 전주(0.13%) 대비 2배 이상 상승폭을 기록했다.

김 실장은 나아가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 역부족일 수 있다.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높은 명목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지금의 금리 수준이 영원히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 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 이것이 가장 불편한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반대로 재정 여력과 기업 이익을 청년과 취약계층, 미래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이번 호황은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저성장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역대급 호황은 그에 걸맞은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을 함께 요구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지난달에도 SNS를 통해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초과 세수를 국민에 환원하기 위한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한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겨냥해 “시장 안정은커녕 오히려 부동산 투기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결국 선거 끝났으니 또 세금을 올리겠다는 ‘증세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며 “시중의 자산 흐름을 안정시키기는커녕, 규제의 칼부터 휘두르려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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