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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도 그린자동차평가 대표가 펴낸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사진: 프랙티카 제공 |
업계 40년 경력의 신현도 그린자동차평가 대표가 펴낸 『중고차 수출 처음부터 끝까지』(프랙티카 출판사)는 13조원 시장의 구조와 흐름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국내 첫 현장 분석서다. 한국 중고차 수출 산업의 현황과 구조, 국가별 수출 구조, 차종별 수출 현황, 수출 절차, 바이어 거래 방식, 선적 및 통관 과정, 해외 시장 특성까지 통합적으로 다뤘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중고차 수출은 1996년 약 9000대 규모에서 출발해 2025년 약 89만대로 30년 사이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5년 기준 최대 수출국은 리비아(14만7000대)며 키르기스스탄(13만7000대), 튀르키예(11만1000대), 아랍에미리트(6만5000대), 러시아(4만9000대) 등이 뒤를 잇는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앙아시아 경유 무역이 확대되고 중동ㆍ아프리카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출 규모는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책의 가장 도발적인 명제는 “중고차 수출 30년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였다”는 진단이다. 저자는 1998년 태동기부터 2025년 활성화기까지 30년의 수출 역사를 데이터로 복원하며, 한국 중고차 수출이 40만ㆍ60만ㆍ80만대 벽을 차례로 넘어선 배경에 언제나 ‘전쟁’이 있었음을 짚어낸다. 이라크 전쟁, 리비아 내전, 시리아 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지속ㆍ종식이 인접국의 중고차 수요를 폭발시켰고, 그 수요가 한국 중고차의 대량 수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평균 수출 단가는 차종 고급화 영향으로 2021년 약 4200달러에서 2025년 약 1만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책은 한국 중고차 수출의 독특한 거래 방식인 ‘마당 장사’에도 주목한다. 인천 송도 수출단지에서 판매자(수출업체)와 해외 바이어가 야적장(yard)에서 직접 흥정해 즉석 거래하는 방식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그 자리에서 중고차 실물과 대금이 오간다. 첨단 무역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원초적 방식이지만, 외국인 명의 사업자와 아랍어 간판이 즐비한 이 단지에선 오래된 거래 관행으로 굳어졌다.
2026년 시장 판도를 흔들 변수도 짚는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일부 지역은 2025년 시범 적용) 등록 후 180일(6개월) 미만 차량을 수출할 때 신차 메이커의 수권서(A/S 보증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제조사 허락 없이 ‘0㎞ 신차’를 중고차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한 조치다. 저자는 신차 메이커들이 중고차 수출업체에 의한 자사 브랜드 수출을 그리 탐탁지 않아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발 중고차 수출 대수가 단기적으로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외국인 명의 사업자 문제 등 업계 현안에 대한 저자의 진단도 현실적이다. 일부 국내 수출 업체들은 정부가 나서 외국인 명의 수출업 등록이나 매입 부가세 환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저자는 “대표적 자유 업종인 수출 업종에 임의로 사업자 등록을 막는 것은 가능할 리 없고, 설사 가능하다 해도 해외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해주길 기대하는 것 역시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긋는다.
책의 일관된 메시지는 “어떻게 팔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차 수출업의 성패는 좋은 차를 고르고 매입하는 단계에서 이미 갈린다는 현장의 통찰이다. 저자는 수출 가능성이 높은 중고차를 적합한 가격에, 요구 시점에 맞춰, 품질 기준을 지키면서, 필요한 물량만큼 제대로 매입하는 능력을 강조한다. 무리한 욕심 대신 호시우행(虎視牛行ㆍ호랑이의 눈으로 보되 소의 걸음으로 간다)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저자 신현도는 1980년대 자동차 시장에 입문해 대우자동차판매 시절 중고차 수출 운영과 경매장 신설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자동차 경매회사 임원, 중고차 매매단지 운영사 대표, 기업형 중고차 유통ㆍ수출회사 대표를 거쳤다. 월간 《오토옥션리뷰》를 7년간 발행했고, 블로그 ‘신현도의 중고차 리서치’에 1000편 이상의 업계 분석글을 올린 업계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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