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내부 거래 논란 ‘사만사타바사’에 쏠린 눈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6-23 05:00:20   폰트크기 변경      
롯데홈쇼핑ㆍ태광산업 경영권 분쟁… 김재겸 대표 해임 청구 소송 비화

사만사타바사  운영사 한국에스티엘 14년 누적 수익 2억 뿐

뚜렷한 성과 없이 합작법인 유지

롯데홈쇼핑 “정상적 사업 구조”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롯데홈쇼핑과 2대 주주인 태광산업 간의 경영권 분쟁이 대표이사 해임 소송이라는 최악의 파국으로 치달은 가운데, 갈등의 도화선이 된 내부거래 대상 기업의 부실한 재무 실체가 드러났다. 특혜성 내부거래 사례로 지목된 잡화 브랜드 ‘사만사타바사’ 운영사 한국에스티엘이 설립 후 14년간 거둔 누적 순이익이 고작 2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롯데쇼핑과 일본 사만사타바사재팬이 절반씩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법에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해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태광은 롯데홈쇼핑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제기한 내부거래 문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책임을 김 대표에게 물은 것이다. 지난달 14일 임시 주총에서 해임 안건이 부결되자 소송으로 맞섰다.

양측 갈등은 2006년 롯데쇼핑이 태광을 제치고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가져가면서 시작됐다. 사돈관계이면서도 20년 가까이 충돌해온 두 회사는 올해 1월 이사회 내부거래 한도 승인 안건이 태광 반대로 부결되며 다시 격돌했다.

내부거래의 사례 중 하나가 사만사타바사 방송 편성이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이 한국에스티엘의 재고를 소화하고자 3월 한 달에만 사만사타바사 방송을 20회 편성했다고 주장했다. 일반 잡화 브랜드 방송이 월 5~8회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방송을 내보낼 때마다 판매 실적이 좋았다는 점을 들어, 브랜드 가치가 낮은 게 아니라 적절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컸던 만큼 편성을 이어갔다고 반박했다. 최근 3년간 주문액이 연평균 37% 늘었고 방송 회당 주문건수도 타 브랜드의 2배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국에스티엘의 사업보고서를 뜯어 보면 이 회사의 실체는 태광 측 주장에 가깝다. 설립 초기 3년(2013~2015년)간 매년 12억~1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14년에는 롯데쇼핑이 15억원을 추가 출자하며 적자를 메웠다. 매출이 183억원까지 늘어난 2017년에도 영업적자 3억4000만원을 기록할 만큼 비용 구조가 무거웠다.

2018년 전환점을 맞았을 때도 롯데의 지원 효과가 컸다. 롯데백화점 출신 김진엽 대표가 취임해 비용을 구조조정한 결과 매출 175억원에 영업이익 6000만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이후 2021~2023년 영업이익률 5~6%대를 유지하며 매출도 2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에스티엘의 유일한 수익 구간이다.

흑자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4년 매출이 177억원으로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7억9000만원으로 줄었고, 2025년에는 매출 175억원에 영업이익 1억1000만원까지 추락했다.

롯데홈쇼핑이 반박 근거로 든 “주문액 연평균 37% 성장”도 재무제표와 교차하면 다르게 해석된다. 한국에스티엘의 전체 매출은 2023년 200억원에서 2025년 175억원으로 12.7% 줄었다. 홈쇼핑에서 37%씩 늘었다면 그만큼 백화점 등 기존 채널 매출이 빠졌다는 의미다. 전체 파이가 커진 게 아니라 채널 이동이 일어난 셈이다.

14년간 사실상 성과가 전혀 없는데도 합작법인은 유지돼 왔다. 한국에스티엘은 사만사타바사와 마이쉘 두 브랜드를 롯데 계열 유통망 중심으로 판매해왔고, 한국측 대표도 역대 모두 롯데백화점 출신이 맡았다. 2024년 말에는 부문장급인 윤우욱 전 롯데백화점 푸드부문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일본 본사 사만사타바사재팬은 장기 적자 끝에 2024년 상장 폐지됐지만 한국에서는 롯데홈쇼핑 방송, 롯데월드몰 매장 등을 운영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정상적 사업 구조이며 브랜드 방송 판매 실적이 우수했기 때문에 추가 방송을 편성한 것”이라며  “편성 횟수만을 근거로 ‘재고처리’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문수아 기자 mo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문수아 기자
moon@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