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전월세 물량 부족 및 가격 급등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불안해지면서 정부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정책금융 확대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디딤돌대출로 하여금 지난 22일부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도 취급하도록 대출 대상 범위를 확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등 절반 가격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같은 디딤돌대출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취급이 향후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까지 확대될지 여부가 주목되면서 정부의 주택공급 향방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주택도시기금 수요자대출인 디딤돌대출에 대해 지난 22일부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도 대출 대상에 포함한다고 공지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도시공사 등 시행사가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되, 주택 소유권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일반 분양은 수분양자가 주택 및 대지지분까지 확보하는 개념이라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주택만 분양받고 토지 임대료를 시행사에게 납부하는 것이다.
연소득 기준에 대해 부부합산 제한이 없으며, 최대 소득구간 초과시 대출기간별 최고금리에 연 0.3%포인트(p)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부부합산 연소득 8500만원 이하의 차주가 만기 30년으로 디딤돌대출을 받으면 연 4.15%의 금리가 적용되는데, 가산금리가 0.3%p 적용돼도 연 4.45% 수준인 것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60%를 적용한다. 건물 가치로 산정하되 디딤돌대출의 최대 LTV보다 낮은 가치로 산정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금융 지원 상품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도 해당 토지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취급하는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구조인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담보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행사가 토지를 보유한 상태에서 감가상각이 우려되는 주택만으로 담보를 취급하기 어렵다.
다음달 중 발표 예정인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앞두고 디딤돌대출을 시작으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공공임대 범위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 중이다.
실제로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진행한 마곡지구 17단지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본청약은 경쟁률만 12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했다. 381가구 모집에 사전청약 당첨자를 포함해 2만명이나 지원한 것이다.
전월세 가격에 이어 일반 아파트 분양가까지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은 토지임대료만 납부하면 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주목하고 있다. 일반 분양보다 절반 이상 낮은 가격으로 주택 소유권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주거안정을 고려하면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디딤돌대출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주금공의 보금자리론도 향후 취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주택이 30년 이상 감가상각됐을 때 담보가치 문제를 어떻게 산정하고 처리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시그널로 읽히고 있다"며 "민간 측면에서도 이같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을 출시하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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