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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 |
[대한경제=김태형 기자]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안와요’를 호소하는 증상으로만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질환이다. 수면장애를 뇌신경계와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라 뇌와 신체가 회복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생리 과정이며,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무너지면 다양한 정신과 신체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정상적인 수면은 낮 동안 활성화돼 있던 각성 시스템이 서서히 진정되면서 시작된다. 밤이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심박수, 체온이 낮아지고 근육 긴장이 완화되며 신체는 회복 모드로 전환된다. 그러나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경우 이러한 전환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몸은 피곤함을 느끼지만 뇌는 여전히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잠들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초래돼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필요 이상으로 지속될 수 있다. 교감신경은 원래 위험 상황에서 신체를 긴장시키고 대응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스트레스가 장기간 누적되면 밤에도 그 기능이 충분히 억제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근육 긴장이 지속되며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면에 들어가는 입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불면증 증상은 단순히 잠드는 과정에서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입면장애, 자다가 여러 번 깨는 수면유지장애, 새벽에 지나치게 일찍 눈이 떠지는 조기각성장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잠을 잔 것 같은데도 개운하지 않거나 하루 종일 피곤함이 지속되는 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수면 부족이 지속 반복되면 뇌와 신체는 점차 회복 능력을 잃게 된다. 집중력 저하 및 기억력 감퇴가 나타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업무 능률과 학습 효율도 감소할 수 있다. 또한 만성피로 및 무기력감, 브레인포그 증상이 나타나면서 일상생활 전반의 기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은 수면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슴 답답함 및 심계항진, 식은땀, 다한증, 어지럼증, 두통, 이명, 소화불량,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각종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다양한 신체 부위 및 신경과 증상이 지속 반복된다면 자율신경실조증 증상 문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면과 감정 조절 기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불면이 지속되면 불안감이 커지고 감정 조절 능력이 저하되며, 반대로 불안과 스트레스는 다시 수면을 방해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불안장애 및 공황장애, 우울증 등 신경 정신과 질환을 경험하는 사람들 중 초기 단계에서 수면장애, 불면증 문제를 먼저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사회에서는 과도한 업무와 학업 부담, 인간관계 갈등, 경제적 압박,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 다양한 요소가 신경계의 긴장 상태를 지속시키고 있다. 특히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용과 강한 빛 자극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주어 수면의 상태를 떨어뜨릴 수 있다.
불면증 극복 및 개선을 위해서는 신경계가 이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취침하는 생활 리듬을 유지하며, 낮 시간에는 적절한 신체 활동과 햇볕 노출을 늘리고, 취침 전에는 스마트폰이나 강한 조명을 줄이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카페인 섭취와 야식, 음주는 수면 구조를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은 “불면증은 단순히 잠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뇌와 자율신경계가 현재 얼마나 과도한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며 “반복되는 수면장애 증상과 함께 가슴 두근거림,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만성피로, 무기력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자율신경계 기능 전반의 균형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은 억지로 청하여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가 안정되었을 때 따라오는 결과다. 무너진 생체리듬과 자율신경계 조절 기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치료 접근하는 것이 건강한 수면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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