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역외 유통 제한ㆍ공매도 부담 거론
"근본 문제 미해소" 관찰대상국도 제외
2008년 이후 18년째 선진국 문턱 못 넘어
![]() |
| 코스피가 10% 가까이 급락해 8,200선을 간신히 지키며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내린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 사진: 연합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MSCI는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전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핵심 이유로 들었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MSCI는 "한국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MSCI가 지목한 핵심 장벽은 원화의 역외 실물 인도(delivery) 불가 문제다. 현재 원화는 한국 밖 국제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주고받으며 결제하는 방식이 아닌,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위주로 거래된다. MSCI는 "원화는 역외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역내 외환시장의 야간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서도 유동성이 부족해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의 외환 운용 유연성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3월 전면 재개된 공매도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MSCI는 새롭게 도입된 시장감시규정 체계 하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상당한 운영상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MSCI는 "잠재적 시장 재분류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기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며, 시장 참가자들이 변화의 지속적인 효과를 충분히 평가할 만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MSCI 선진국 지수에는 미국·일본·영국 등 23개국이 편입돼 있으며, 한국은 중국·인도 등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92년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이후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MSCI는 원화 환전 문제와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을 이유로 승격을 거듭 보류했다. 급기야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도 한국을 제외했다. 선진국 문턱을 처음 두드린 지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지만,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편의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MSCI 편입보다 외환시장 자체의 깊이를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