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에 울려 퍼진 “오늘도 오뚜기 카레”
진라면·토마토 케챂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굿즈 완판
이익 증가율보다 마케팅 투자율 2.5배 높여
농심·삼양 ‘초대형 팬덤·플랫폼’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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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서울국제도서전'의 오뚜기 부스. 디자인하우스 부스 옆에 자리했다. 노란색 판매대에 있는 굿즈와 제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다./사진=정대연 기자 |
[대한경제=정대연 기자]“책 보러 왔다가 오뚜기 식탁보랑 와펜을 사 가네요. 노란색 부스가 너무 귀여워서 홀린 듯 들어왔습니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수많은 출판사 부스 사이로 오뚜기를 상징하는 강렬한 노란색 벽면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사람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굿즈 판매대 앞은 계산을 기다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열라면 와펜, 진라면 스프 스틱, 제주 흑돼지 스프카레를 신기한 듯 고르던 관람객들은 “도서전에서 식품 브랜드 굿즈를 만나니 신선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계산대 옆에는 최근 출간된 오뚜기의 브랜드북 ‘오늘도 오뚜기 카레’가 당당히 자리 잡고 있었다. 트위터(X) 소식을 보고 일부러 찾아와 토마토 케챂 IP(지적재산)를 활용한 식탁보를 구매한 한 방문객은 “요즘 트렌드인 토마토 그래픽에 오뚜기 감성이 더해져 소장 가치가 높다”고 했다.
오뚜기가 자사의 헤리티지 IP(지적재산)를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다. 단순히 먹는 식품 광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식문화와 밀접한 생활용품, 인테리어 소품, 그리고 도서에 이르기까지 일상 전반에 오뚜기 고유의 세계관을 이식하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야외정원에서 오뚜기 제품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행복라운지’를 꾸몄고, 8월까지 라면 식기 공모전 ‘잇 에디션’을 진행한다. 이날 도서전 부스에는 가방에 오뚜기 제품을 담아 ‘일상 생활과 함께하는 오뚜기’를 강조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먹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IP를 활용한 소비자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식품업계에서 IP로 세계관을 만들고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이 펼쳐지는 가운데, 오뚜기도 마케팅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마케팅 확장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광고 선전비는 142억원으로, 매출총이익 1605억원의 8.8%다. 2023년 1분기 107억원보다 33%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에서 1.4%P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총이익이 4.5% 증가하는 동안 광고 선전비는 12% 늘었다. 이익 증가율보다 마케팅 투자 증가율이 2.5배 높은 셈이다.
경쟁사에 비하면 여전히 투자 규모가 작긴 하지만, 오뚜기는 '인류 식생활 향상'이라는 경영 철학 아래 IP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광고 선전비는 농심 247억원, 삼양 201억원이다. 각각 오뚜기보다 74%, 41% 많다. 농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에스파’와 같이 대규모 팬덤을 소유한 IP와 협력을 이어가고, 삼양식품은 ‘불닭’ 상표권 확보에 이어 ‘페포월드닷컴’을 오픈해 자사 캐릭터 페포를 내세우는 IP 플랫폼을 확보했다. 오뚜기는 식품 관련 서적 약1만8500권과 식문화 체험 공간을 갖춘 ‘함태호홀’을 개관했다. 식생활 향상을 목표로 오뚜기는 자사 IP를 활용한 생활 용품을 선보이고 즐거움을 주는 문화 행사에 힘쓴다.
오뚜기의 마케팅이 실적으로 이어질까 귀추가 주목된다. 마케팅 투자 비용을 늘려 소비자를 끌어모으면 매출이 증가하고, 투자로 수익을 늘리는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한다. 단기적으로는 SNS 바이럴에 성공해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다만, 고환율이 매출원가를 높여 수익성 개선에 부담을 주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라면 원료의 95%가 해외 수입이다. 1500원대의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 내수 의존도가 약 90%에 달하는 오뚜기의 매출 원가가 높아진다. 2025년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감소했고, 오뚜기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값 부담과 판관비 확대를 수익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오뚜기는 IP 확장을 이어가며 소비자 접점을 늘린다는 입장이다. 7월 8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7월 17일 ‘전주책쾌’ 등 전국의 서점 및 북페어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일상 속 즐거움을 더하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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