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헌법’→‘헌법’ 명칭 변경
“세금 없어진 우리나라” 문구 삭제
장마당 양성화·과세 근거 동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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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평양 낙랑구역에 있는 통일거리시장 전경/ 사진: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북한이 54년간 유지해온 헌법에서 ‘세금이 없어진 우리나라’라는 문구를 전격 삭제했다. 사회주의 체제의 상징적 선언문을 지우는 대신 개인 경제활동 전반에 과세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깔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6월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 22~23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을 개정했다. 1972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 제정 이래 54년 만에 명칭에서 ‘사회주의’를 삭제한 이번 개정의 핵심은 경제 조항에 있다.
기존 헌법 제25조는 “세금이 없어진 우리나라에서 늘어나는 사회의 물질적 부는 전적으로 근로자들의 복리증진에 돌려진다”고 규정했다. 이 문장에서 ‘세금이 없어진’ 부분이 통째로 삭제됐다. 헌법이 세금 징수를 금지하는 근거로 작동해 온 조항을 걷어낸 것이다. 북한에서 공식 조세는 없었지만 준조세ㆍ현물부담 등 각종 사실상의 세금이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 선전 문구를 정리해 향후 세수 확보 체계를 제도화할 길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개인소유 범위도 넓어졌다.
기존엔 ‘터밭경리ㆍ개인부업경리에서 나오는 생산물’을 개인소유의 근거로 열거했지만, 개정 헌법은 이를 삭제하고 ‘개인이 합법적으로 얻은 수입’으로 단순화했다. 장마당 상거래, 개인 서비스업, 위탁판매, 정보기술 활동 등 그간 법의 음지에 있던 경제활동이 ‘합법 수입’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 산업에 대한 국가 독점 소유는 오히려 강화하면서 사경제를 양성화해 세금을 걷겠다는 이중 전략”이라며 “사경제의 양성화가 국가 주도 통제 강화로 이어지는 비례 관계를 형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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