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보안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가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선도기업 일렉트로비트(Elektrobit)의 국내 독점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협력은 일렉트로비트의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아우토크립트의 차량 사이버보안 역량을 결합해 국내 시장은 물론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으로 평가된다.
일렉트로비트는 독일을 기반으로 35년 이상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 기업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ᆞ전장 기업 컨티넨탈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사업을 토대로 출범한 아우모비오(AUMOVIO)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SDV 전환에 필요한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방형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인 AUTOSAR를 비롯해 차량용 운영체제(OS), 디지털 콕핏, 고성능 컴퓨팅(HP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한다. 일렉트로비트의 소프트웨어는 전 세계 6억 대 이상의 차량에 적용돼 있으며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가 차세대 전기ᆞ전자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차량 소프트웨어와 사이버보안 사업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OEM의 개발 절차와 공급망 구조를 이해해야 하며 실제 양산 프로젝트에서 보안 요구사항과 각국의 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장 대응력도 필요하다. 특히 SDV 전환이 빨라질수록 차량 플랫폼과 보안 솔루션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일렉트로비트가 한국 시장에서 아우토크립트와 협력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산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글로벌 완성차 산업의 핵심 생산·개발 거점인 동시에 전기차와 SDV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장이다. 일렉트로비트는 아우토크립트가 축적해 온 OEM 및 부품사 협업 경험, 차량 보안 기술력, 규제 대응 역량을 활용해 자사의 SDV 플랫폼을 고객 프로젝트와 양산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아우모비오 그룹은 차량 사이버보안 기업 PlaxidityX(구 Argus)를 비롯한 글로벌 보안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렉트로비트가 아우토크립트를 한국 시장의 전략 파트너로 택한 것은 지역별 고객 기반과 사업 환경에 맞춰 역할을 나누는 편이 시장 확대에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일렉트로비트는 유럽 시장에서 검증된 SDV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아우토크립트는 한국을 중심으로 인도·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차량 보안, 규제 대응, 고객 기술지원, 프로젝트 수행을 맡는다. 플랫폼과 보안을 별도 영역으로 다루기보다 고객이 실제 차량 개발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통합 솔루션 형태로 제안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력으로 아우토크립트는 일렉트로비트의 주요 차량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국내 고객에게 일렉트로비트의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공급하는 한편 기존 차량 보안 고객사를 대상으로 SDV 플랫폼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매출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일렉트로비트의 최근 5개년 연평균 성장률 14%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독점 사업권은 2026년 약 79억원 규모의 기대 매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렉트로비트의 AUTOSAR 솔루션과 아우토크립트의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 침입탐지시스템(IDS)을 결합한 공동 영업을 통해 약 222억원 규모의 추가 사업 기회도 기대된다. 이는 AUTOSAR 사업 약 178억원과 HSMᆞIDS 보안 솔루션 약 44억원을 합산한 수치다.
기존 차량 보안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교차 판매 가능성도 주목된다. 아우토크립트는 차량용 OS, 디지털 콕핏, HPC,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 일렉트로비트의 제품군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한 잠재 매출 기회는 총 92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파트너십은 유럽에서 축적된 SDV 플랫폼 기술과 한국·아시아 시장에서 확보한 차량 보안 및 고객 대응 역량을 연결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우토크립트는 독점 사업권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차량 보안 기업을 넘어 플랫폼과 보안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 사업 파트너로 역할을 넓혀갈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오는 7월 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공동 부스를 운영한다. 현장에서는 일렉트로비트의 SDV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아우토크립트의 차량 사이버보안 기술을 연계한 주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세갑 기자 csk@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