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부족한데 산업보호 대책 없이 납세 의무만 부과
기준 없이 무형자산으로 분류…금융자산으로 함께 다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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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동섭 기자]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매매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6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주식 매매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됐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나고, 최근 침체기에 빠진 가상자산 시장상황까지 고려하면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세정책 전문가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는 이에 대해 “산업과 자산을 보호할 기본 장치는 마련하지 않은 채 규제 부담만 거듭 늘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산업 및 시장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기초라 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차일피일 미룬 채 과세란 부담만 지게 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 국내 가산자상 시장은 증시 호황에 따른 투자자(금) 이탈과 법제화 지연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거래소 이용자수는 1300만에 달하지만, 최근 하루 거래량은 올해 고점 대비 80%나 줄었다.(코인게코 집계 5대 거래소 지난달 19일 기준)
오 교수는 “가상자산의 성격이 금융자산과 유사한 데, 무형자산으로 분류해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일시적 소득을 전제로 하는 기타소득은 지속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자산의 성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가 마땅한 분류기준이 없어 가상자산을 편의상 무형자산에 끼워 넣은 것을, 우리나라 소득세법이 그대로 끌어와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변동성을 제외하면 주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거래되고 실제 감독도 금융당국이 맡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도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금융투자소득세와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기획재정부의 주장에도 고개를 저었다.
오 교수는 “이 원칙의 이면에는 손실이 발생하면 공제해줘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며 “이월공제를 전혀 허용하지 않는 기타소득 체계에서 손실을 쏙 빼고 소득에만 과세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대주주 과세를 근거로 주식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일부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그는 “주식 양도소득세는 종목당 시가총액 50억원 이상 보유자에게만 적용되는 극히 제한적인 과세인 만큼, 절대 다수인 일반 주식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납세자 입장에서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보상)과 에어드롭(무상 코인 지급)까지, 다양한 거래 유형에 대한 신고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주식 투자자에 대한 선행 과세와 손실 이월공제 등 보완 장치가 제대로 마련된 이후 가상자산 과세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 교수는 국무총리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조세정책 전문가다. 지난 2017년부터 올 5월까지는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초대∼4대)을 지냈고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을 맡고 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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