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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도시정비포럼 전문위원 칼럼] 임대주택 공개 추첨 의무화…공급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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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29 05:00:47   폰트크기 변경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대한도시정비포럼은 <대한경제>가 만든 업계, 전문가, 조합(추진위)이 한 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는 민간 협력 플랫폼입니다. 매주 각 분야 전문위원들의 시장 분석을 들려드립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대한경제 DB

서울 정비사업 현장이 소셜믹스 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용산 한강맨션에서는 한강 조망 물량 상당수가 임대용 소형 평형이 배정되고 조합원 주택은 뒤편으로 밀리면서 “전 세대 한강뷰”를 공언했던 조합장이 해임됐다.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변 주동에 임대를 충분히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합 심의가 보류됐다. 대치 구마을3지구는 추첨 대신 20억원을 현금으로 기부채납하며 봉합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2018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시행령 개정과 2022년 서울시 방침 변경에서 비롯됐다. 먼저 시행령 개정으로 조합원 분양분을 먼저 추첨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2022년 시는 ‘진정한 소셜믹스 실현’을 위해 관련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하며 건축물 배치부터 임대ㆍ분양주택이 섞이도록 하고, 조합원 분양보다 임대주택을 먼저 추첨토록 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한강변 임대주택’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9ㆍ7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임대주택 동ㆍ호수를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에 공개 추첨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서울시의 방식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도정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조합원 분양분까지 한 데 섞이게 돼 물리적 혼합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그와 함께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당한 부작용과 편익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는 점이다. 먼저 현실적인 부작용부터 살펴보면, 현장에서는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임대주택은 용적률 인센티브 대가로 내놓는 여러 종류의 공공기여 중 일반적으로 시행자가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유형이다. 단지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데다 비용 대비 혜택도 적어서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조합원 분양 실시 후 남은 물량 가운데 추첨해온 덕에 ‘내 집 주변에는 임대가 안 들어온다’는 인식이 불만을 다소 눌러왔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되면 이제 앞집이나 윗집에도 임대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큰 평형의 주택이 필요하지 않은 소유자 중에서도 임대주택이 공급되지 않는 국민주택 규모 초과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체 주택 공급 감소와 사회적 비효율로 귀결된다.

또 시행자는 일반 분양ㆍ임대 물량을 비선호 위치에 몰아 규제를 우회하려 할 것이다. 한데 소셜믹스를 강하게 미는 서울시 등은 통합 심의에서 이를 막으려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과 지연이 우려된다. 지금 서울시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전국 단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비용을 치르고 공급되는 임대주택의 편익은 적재적소에 그리고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리고 있을까. 서울시 정비사업 임대주택 상당 부분이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한 장기 전세주택으로 공급된다. 그 혜택은 치열한 경쟁을 뚫은 소수가 장기간 독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일부 강남권 요지에 들어서는 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료는 시세의 절반 가량이지만 절대 금액은 10억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금수저 전용’이라 비판받는 이유다.


서울시는 2022년 이전에도 분양과 임대를 같은 품질로 섞어 어느 집이 임대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해왔다. 이미 상당한 수준의 혼합이 작동해온 셈이다. 현재 주택 시장은 매매ㆍ전세ㆍ월세가 모두 오르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도 강한 어조로 주택 공급의 속도와 물량 확대를 지속 강조해온 상황이다. 과연 조합원 분양분까지 더 섞어 얻는 추가 편익이 사업 지연과 공급 축소라는 사회적 비용을 넘어설 만큼 큰지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불편한 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부작용을 줄이면서 다수가 편익을 공유할 실용적인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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