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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ㆍ여야, 때아닌 ‘물 싸움’…‘호남 반도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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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28 15:19:19   폰트크기 변경      

李 “호남도 물 충분”…용수 부족론 정면 반박
野 “정략적 반도체 활용” 공세…與 “정치공학적 딴지” 맞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대통령실과 여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권이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자,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의식한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이 29일 재계 총수들과 함께 ‘호남 반도체 투자’ 구상을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본격화했다.

공방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호남이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적합한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이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 여부다. 여권은 호남의 용수·인프라 부족론을 반박하며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공정한 유치 경쟁 없이 특정 지역으로 투자가 몰릴 경우 정치·경제적 후폭풍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호남의 정치적 입지가 아닌 경제적 요건이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며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호남 용수 부족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반도체 공장의 호남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야권 비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야권의 문제 제기를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김 총리는 지난 26일 SNS에 “겨우 내란을 극복하고 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 경제전쟁 앞의 기업 판단을 또다시 정치 공세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대권을 꿈꾸건, 검찰 출신이건 악습을 고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추진을 두고 연일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불가능하다, 정치공학이다’라며 저주부터 퍼붓는 분들이 있다”며 “정부도 용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수요에 대비한 신규 클러스터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 대통령의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 산업을 전당대회라는 여당 내부의 권력 투쟁 시기에 맞춰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너무도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이 삼성, SK 주주나 이사냐”며 “명청대전은 국민들 입장에서 아무 득실도 없는 ‘당신들만의 밥그릇 싸움’일 뿐인데, 명청대전 이기려고 대한민국의 미래인 반도체를 망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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