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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투자 놓고 충돌…與 “국가전략” 野 “졸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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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30 15:11:01   폰트크기 변경      

국민의힘 “입지 선정 기준 공개해야” 국정조사 검토까지 거론
李대통령 “누적 투자로 보면 조족지혈”…정치권 협조 당부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이재명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을 놓고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미래 첨단산업 거점을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전략이라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전력ㆍ용수ㆍ입지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정치적 고려로 추진되는 졸속 사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를 ‘지역 갈등 조장’으로 규정하며 방어막을 쳤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에서 “호남을 지원하면 정치 도박이고, 영남을 지원해야 균형 발전이라는 국민의힘의 논리는 철 지난 지역주의”라고 비판했다. 호남 반도체 투자는 특정 지역 특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라는 게 여권의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입지 선정 과정과 기업 투자 결정 과정의 자율성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처럼 준비되지 않은 졸속 추진은 호남에도 대한민국 전체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정당한 문제 제기를 회피한다면 야당은 국정조사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투자 규모를 둘러싼 전망치가 크게 엇갈리는 점을 들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됐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전력ㆍ용수ㆍ인력, 공급망, 산업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ㆍ울산ㆍ경남과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왜 호남이 우선 검토됐는지, 다른 지역은 어떤 기준으로 배제됐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압박했다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안만 보면 호남지역 투자가 조금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 누적 투자로 보면 조족지혈”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픈 과거지만 영호남 차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정치권의 대승적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권 입지와 관련해 전력ㆍ용수ㆍ용지 여력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수도권에 비해 개발 압력이 낮았던 만큼 신재생에너지 기반과 산업용지, 용수 확보 측면에서 반도체 거점 조성에 필요한 여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공방의 무게중심은 앞으로 정부가 내놓을 후속 대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대규모 전력과 용수, 인력 확보가 핵심인 만큼 세부 입지 기준과 기반시설 확충 방안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예산 지원과 인허가, 세제 혜택 등 후속 입법 과제까지 맞물릴 경우 여야 공방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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