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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흉기 소지만으로 폭처법상 우범자로 처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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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30 15:20:5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이웃에게 폭행당한 뒤 흉기를 갖고 돌아다녔다는 이유만으로는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우범자)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7월 아파트 이웃 주민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머리를 다친 뒤 칼날 길이가 30㎝인 식칼을 갖고 주변을 돌아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5월 자신에게 금전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수를 때린 혐의(폭행), 항아리 뚜껑을 던져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도 적용됐다.

1심은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범죄에 공용(供用)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며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폭력행위처벌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쓰일 우려가 있는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흉기 등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쓰일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폭력행위처벌법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의 ‘휴대’는 범죄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위험한 물건을 몸 또는 몸 가까이에 소지하는 것을 말한다”며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폭력행위처벌법 중 어떤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식칼을 휴대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기재가 없다”며 “설령 피고인이 휴대한 식칼이 형법상의 폭력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형법상의 폭력범죄는 폭력행위처벌법 제7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규정된 범죄’가 아니므로, 피고인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우범자)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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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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