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 사진: 전남교육청 제공 |
[대한경제=박현수 기자] 학생 36만여명, 1914개 학교를 품은 거대 교육 공룡이 깨어난다. 한 해 살림살이만 7조2666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기관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1일 마침내 공식 닻을 올린다. 초대 수장인 김대중 교육감의 첫 일성은 뜻밖에도 '역사와 인성'이다. 최근 전국을 달군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사태가 거대한 기폭제가 됐다.
이번 통합은 대한민국 교육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초광역 행정 실험이다. 독자 노선을 걷는 이웃 전북과는 확실히 결을 달리했다. 광주와 전남만 먼저 뭉쳐 덩치를 키웠다. 규모만 보면 전국 4위다. 서울에 맞먹는 막강한 자치 권한을 손에 쥐었다. 조직은 기획조정실을 비롯해 1실 6국으로 가볍고 빠르게 짰다. 청사진은 명확하다. 이른바 'K-교육특별시' 건설이다. 지자체와 대학, 산업 현장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낸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 10만명을 길러내 지역에 남기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인재 양성 장학 기금을 모으고 학생 수당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하지만 새 출발의 이면 분위기는 사뭇 비장하다 못해 무겁다. 5·18 폄훼 논란이 교육계 안팎에 던진 충격파 때문이다. 앞서 김 교육감은 고교야구 전국대회 응원전에서 나온 배재고 학생들의 조롱성 행동을 두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주변 전언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직후 신설 교육청 내부 공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고 한다.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결국 미래 교육의 진짜 뼈대는 첨단 기술이 아니라 올바른 역사와 인성"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새 교육청의 정책 무게 중심은 민주 시민 교육으로 강하게 쏠렸다. 준비위원회는 아예 전국 처음으로 '헌법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독자적인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을 세워 서술형과 논술형 평가를 대폭 늘린다. 무너진 교권 보호 체계도 바닥부터 다시 짠다.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정신을 교실 현장에서부터 철저히 가르쳐,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호남에서 확실히 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한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1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에 마련된 새 청사(옛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새 현판 제막식과 함께 열리는 이날 행사에서 직원들은 새로운 초광역 교육 시대의 성공을 다짐할 예정이다. 앞서 김 교육감은 개청을 하루 앞둔 지난 30일, 전남교육연구정보원을 직접 찾았다. 나이스(NEIS)와 K-에듀파인 등 핏줄 같은 주요 행정 시스템이 엉키지 않고 잘 도는지 비상 대응체계를 꼼꼼히 살폈다. 같은 날 청사 직원들은 전남 교육 40년 역사를 타임캡슐에 묻는 기록화 행사를 통해 묵은 과거를 털어내고 새 출발을 결의했다.
김 교육감은 미리 배포한 출범사를 통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역사교육과 인성교육에 더욱 힘쓰고, AI 미래교육과 성장 중심 교육으로 K-교육특별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수 기자 nb1043@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