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
반도체 수출, 상반기에만 1924억 달러
미·중 수출 모두 세 자릿수 급증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도 역대 최대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대한민국 수출은 반도체를 필두로 한 IT 품목의 폭발적 성장과 유망 소비재의 선전에 힘입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중동 전쟁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번 수출 호조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6월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5% 급증한 44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월 기준 400억 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누적 반도체 수출액은 1924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1734억 달러)을 반년 만에 초과 달성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도 호재로 작용했다. 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반기 컴퓨터 수출은 262% 증가한 212억 달러를 기록해 2004년의 기존 연간 최대 실적(171억 달러)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무선통신기기(+51.9%)와 선박(+12.9%) 등이 6월 수출 성장을 받쳤다.
반면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현지 생산 확대 영향 등으로 상반기 수출이 1.1% 소폭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 시장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6월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비롯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이 고르게 호조를 보이며 200억3000만 달러(+92.1%)를 기록,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미국 수출 역시 AI 서버 투자 확대와 한류 확산에 힘입어 200억2000만 달러(+78.6%)를 기록하며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 속에서도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아세안(183억 달러)과 EU(76억2000만 달러) 수출도 각각 역대 6월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중동 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대중동 수출은 상반기 기준 13.9% 감소하며 부진했다.
소비재 품목의 활약도 눈부셨다. K-뷰티 인지도 확산으로 화장품 상반기 수출액은 70억 달러(+27.2%)를 기록했으며, 라면과 조미김 등 가공식품 중심의 농수산식품도 66억 달러(+8.7%)로 두 품목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수입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 영향으로 에너지 수입이 45.1% 증가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졌다. 또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 금액은 단가 상승으로 증가했으나 내수 공급 우선 및 수출 통제 등으로 인해 물량 자체는 각각 6%, 10%씩 감소했다.
김정관 장관은 “하반기에도 미 관세조치, 유가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품목·시장 다변화,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을 이뤄내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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