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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바다도 코로나19가 지나간 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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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1 11:40:23   폰트크기 변경      
극지연,코로나19 전후 비교 분석…세종기지 인근 화석연료 유래 블랙카본 2.7배 급증

[대한경제=박흥서 기자]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 해양 퇴적물을 분석해 화석연료를 태웠을 때 발생하는 블랙카본의 양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탄소 기록이 남극 바다에 빠르게 새겨지고 있음을 보여준 연구 결과다.

블랙카본은 화석연료나 목재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검은 탄소 입자로, 이산화탄소에 이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주요 물질로 꼽힌다. 눈과 얼음에 쌓이면 태양열 흡수를 늘려서 빙하를 더 빨리 녹이지만 바다에 가라앉으면 수천 년 이상 분해되지 않는 장기 탄소 저장고가 될 수 있다.


세종기지 앞 마리안소만 해양 탐사 중인 세종호

극지연구소 하선용 박사 연구팀은 남극 킹조지섬 마리안소만과 맥스웰만에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해양 퇴적물 시료를 채취했다. 연구팀은 퇴적물에 포함된 블랙카본의 농도와 탄소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해 발생원을 추적하고, 블랙카본이 해저로 가라앉는 속도 등을 측정했다.

세종기지 주변 해양퇴적물에서 검출된 블랙카본 중 화석연료에서 유래한 비중은 2019년 6%에서 2023년 16%로 약 2.7배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선박 운항이나 기지 운영 등 남극 현지 활동이 다시 활발해진 것과 맞닿아 있다. 국제남극관광운영자협회(IAATO)에 따르면, 2023-24년 남극 크루즈 관광객은 약 4만3천 명으로, 2019-20년 대비 약 2.3배 늘었다.

퇴적물 속 블랙카본의 겉보기 연대는 약 4700~5120년으로 확인됐는데, 블랙카본이 극지 해저에서 수천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보존됨을 보여준다. 하선용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해당 해역의 얕은 수심과 높은 퇴적 속도가 블랙카본을 빠르게 해저로 이동시켜 분해 전에 격리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지역과 유사한 지형인 북극 노르웨이 스발바르의 해양 퇴적물도 비교․분석했는데, 북극에서는 중위도 산불 등 장거리 수송 기원 불랙 카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남극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지난달(6월) 게재됐다.

논문 1저자인 민준오 극지연구소 연수연구원은 "블랙카본이 극지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보존되는지 밝혀진 만큼, 극지 탄소순환에서 블랙카본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극지 방문과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인간활동이 극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남극 탄소순환과 인간활동간 상호작용 연구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박흥서 기자 chs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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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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