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부 장관(가운데)이 1일 철강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산업부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철강 규제 조치 시행에 대응해 철강업계의 수출 충격을 완화하고 국내 수요를 확대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EU의 ‘신(新)철강조치’에 따른 세부 품목별 영향과 기업별 애로사항을 긴급 점검했다.
EU 측은 지난 6월 30일부로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종료하고, 1일부터 이를 대체할 신철강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정부는 그동안 한-EU 정상회담 등 고위급 통상 채널을 가동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고려를 강력히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EU의 전체 무관세 수입 쿼터가 기존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46%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국가 쿼터는 기존 258만t에서 207.3만t으로 19.7%(51만t) 감소하는 수준에서 방어했다. 다른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감축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의 주력 시장 중 하나인 EU로의 수출 여건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 구축해 놓은 생산기지의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데다, EU로 향하지 못한 글로벌 철강 물량이 다른 제3의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 세계적인 수주 경쟁이 한층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을 막기 위해 철강협회, 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유관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통상애로 대응반'을 즉시 가동하기로 했다. 대응반은 현지 제도 안내부터 선적 및 통관 과정에서의 돌발 애로 해결, 현지 밀착 상담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수출 감소를 상쇄하기 위한 안방 시장 보호 및 수요 창출 전략도 동시에 추진된다. 산업부는 수입 철강재에 대한 '조강국(철강 원산지) 정보 제출'을 제도화해 원산지 둔갑 제품을 차단하고, 보세공장 관리제도를 엄격하게 운영해 우회 덤핑 물량의 국내 유입을 선제적으로 막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조선, 방산, 재생에너지 등 철강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국내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업계 간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단기 피해 방어를 넘어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적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철강 시장의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고부가·저탄소 철강 제품으로의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제조 AI 전환(M.AX)'을 본격 도입해 철강 제조 공정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투자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정관 장관은 “산업 간 연계 강화와 불공정 수입재 차단 등을 촘촘히 엮어 쿼터 감축폭인 51만 톤을 웃도는 국내 수요를 확실하게 창출하겠다”며 “우리 철강업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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