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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 소장에 학부모 개인정보 갖다쓴 유치원장… 대법 “정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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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1 13:56:56   폰트크기 변경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유치원 원장이 학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장에 당사자 동의 없이 학부모의 이름과 주소를 기재했더라도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학부모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B씨가 온라인 카페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려 영업 손실과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 자녀가 유치원에 입학할 때 유아 학비지원금 신청 등을 위해 받은 개인정보 수집ㆍ활용 동의서에 기재된 B씨의 이름과 주소를 변호사에게 제공하고, 이를 소장에 적었다.

검찰은 A씨가 수집 목적과 달리 B씨의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이용ㆍ제공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은 B씨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소송이고, 민사소송 제기 이후 주소를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이유였다.

2심도 A씨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소장이 제3자에게 제공될 위험성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벌금 50만원으로 형량을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1ㆍ2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형법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는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재판 과정에서 소송상 필요한 주장의 증명이나 범죄 혐의에 대한 방어권 행사를 위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소송서류나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해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B씨의 성명과 주소를 적법하게 제공받았고, B씨의 성명과 주소는 개인정보에 해당하지만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특히 대법원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소장에 일정 부분의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성명과 주소 등 개인정보는 소장 부본의 송달을 통해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라며 “B씨의 개인정보를 법원에 제출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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