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담뱃값 11년째 동결…‘중복사용’ 확산에 인상론 재점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7-02 11:11:23   폰트크기 변경      
청소년 흡연율은 낮아졌지만 다중 사용 61%대…“가격정책 손봐야”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청소년 흡연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담배 제품을 두 가지 이상 함께 피우는 ‘중복사용’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2015년 이후 11년째 묶여 있는 담뱃값 정책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의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남학생 5.4%, 여학생 2.8%로 전년 대비 각각 0.4%포인트씩 하락했다. 일반담배 현재흡연율도 남학생 4.4%, 여학생 2.1%로 소폭 줄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문제는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들의 사용 패턴이다. 최근 30일 동안 일반담배·액상형 전자담배·궐련형 전자담배 중 2종 이상을 함께 사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4%로, 2019년(47.7%) 대비 13.7%포인트 급증했다. 성별로는 남학생 61.8%, 여학생 60.6%, 학교급별로는 중학생 60.6%, 고등학생 61.7%로 큰 차이가 없어 성별·연령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종류별 흡연율은 일반담배(궐련)가 3.3%로 가장 높았고 액상형 전자담배 2.9%, 궐련형 전자담배 1.6% 순이었다. 특히 고등학교 남학생의 일반담배 흡연율은 7.0%로 전체 세부 집단 중 가장 높았다.

특히 가향담배는 청소년 흡연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공개한 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 처음 담배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를 선택한 청소년 비율은 77.3%에 달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경우에는 이 비율이 86.3%까지 올라갔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은 비가향담배로 시작한 경우보다 현재 흡연 확률이 1.4배, 지속 흡연 확률은 10.9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가향담배 시장점유율은 2014년 14.0%에서 2018년 30.8%, 2023년 46.5%로 매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 기류도 변화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바뀐 환경 변화에 맞는 금연정책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고, 그 안에서 가격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구매가격 인상과 경고그림·금연구역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가격정책 논의가 재점화된 배경에는 국내 담뱃값의 장기 동결이 있다. 국내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 뒤 11년째 그대로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담배가격 상위 국가는 △호주 4만1000원 △뉴질랜드 3만2000원 △영국 2만5000원 △아일랜드 2만4000원 △캐나다 2만원 순으로 한국과 최대 9배 가까운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담뱃값 인상에 찬성했으며 최종적으로 1만원 수준까지 인상하더라도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만약 가격을 올린다면 담뱃값의 18.7%를 차지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높이는 방향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담뱃값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폐기물부담금 등으로 구성되며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3.74%에 이른다. 올해부터 합성니코틴이 담배에 포함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도 규제 대상에 들어갔다.

다만 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담배세는 소득 역진성이 가장 심한 조세 항목으로 꼽히는 만큼, 가격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청소년 흡연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으로 가격 인상을 꼽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일수록 담배 접근성을 낮추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며 “가격이 오르면 일부 흡연자는 금연을 선택하지만,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전자담배나 해외 직구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금연상담 확대, 니코틴 대체 치료 지원, 청소년 흡연 예방 교육 등 종합적인 금연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김호윤 기자
khy2751@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