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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주비 규제 이대로 두고 ‘닥치고 공급’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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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1 22:59:31   폰트크기 변경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사업마저 이주비 대출 문제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LH가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이주비 대출 금융기관 공모가 잇따라 유찰되면서 사업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증산4구역과 쌍문역서측 사업은 대출기관을 구하지 못해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정부 산하 공기업 사업조차 금융규제의 벽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간 정비사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재건축ㆍ재개발 현장에서는 세입자 보증금 반환과 임시 거처 마련에 필요한 이주비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이주가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6ㆍ27 대책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구역은 이주비 LTV 40%, 대출한도 6억원 규제를 적용받는다. 가계대출 총량관리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은 대출 취급에 소극적이다. 이주가 지연되면 철거와 착공이 늦어지고 결국 공급 일정 전체가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공급 확대 목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문제는 이주비를 일반 주택구입 자금과 같은 잣대로 규제하는 데 있다. 이주비는 투기 목적의 대출이 아니라 주택 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자금의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금융안정을 이유로 획일적인 대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국토부와 LH, 가계대출 억제에 집중하는 금융당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정책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공급은 착공이 아니라 이주에서 시작된다. 이주가 막히면 철거도, 착공도, 입주도 없다. 공급 확대가 진정한 정책 목표라면 정비사업 이주비를 일반 가계대출과 구분해 별도 관리하는 방안부터 검토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획일적 대출규제가 공공ㆍ민간 정비사업의 공급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이주비 규제는 그대로 둔 채 ‘닥치고 공급’을 외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구호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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