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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톡] 공공공사 낙찰제도 재편…오점으로 남은 간이형 종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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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6 11:00:18   폰트크기 변경      
진행= 채희찬 건설산업부장

대형공사 기준 20년째 그대로…500억원 이상으로 올려야

LH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재조명…안정성ㆍ확장성 노려


 


채= 정부가 오랜 만에 공공공사 낙찰제도를 재편했는데 시장의 평가는 어떤가요?

백= 이번 재편은 조달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이관받은 첫 해인 지난 2024년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의 ‘고양창릉 S-6BL 아파트 건설공사 3공구’에서 촉발됐습니다. 당시 동일 견적에 따른 동가 입찰로 인해 2개사가 무효 처리돼 종합심사 1순위가 뒤집히는 일이 발생했고,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이어졌어요. 이후 〈대한경제〉는 무분별한 동가 입찰로 제도 순기능을 잃은 간이형 종심제의 실태를 집중 보도했죠. 이어 정부가 지난해 계약제도 개선을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하면서 공공공사 낙찰제도의 전반적인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렸어요.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조달연구원은 여러 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정부의 결정은 간이형 종심제의 폐지였네요.

김= 이에 따라 국가계약 공사도 지방계약 공사처럼 추정가격 300억원 미만은 적격심사, 그 이상은 종심제로 단순해졌어요.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적격심사에 ‘기술형’을 붙이긴 했지만, 대체로 지난 2020년 간이형 종심제를 도입하기 전으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많아요. 간이형 종심제 도입이 실패작으로 남은 셈이죠. 정부도 이를 염두에 둬 일반 적격심사보다 실적평가와 인력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백= 내년부턴 간이형 종심제 구간이 낮은 가격을 우선 심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만큼 덤핑 입찰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어요. 내역입찰을 유지하되, 낙찰률 산정 시 표준시장단가 적용 항목을 90%까지 제외하는 것인데요. 국가계약법 상 추정가격 100억원 이상 공사는 어차피 내역입찰로 규정돼 있어 당연하고, 표준시장단가 적용은 앞서 행정안전부의 지방계약제도 개선안과 발을 맞춘 행보입니다. 다만, 표준시장단가 적용 공종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ㆍ통신ㆍ소방 등은 낙찰률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실제 최근 개찰한 한 건축공사는 낙찰률이 87.89%인 반면, 전기공사는 83.1%에 그쳤죠.

김= 또 300억원 이상 대형공사 기준은 이번에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근 20년째 그대로인데, 그간의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특히 중대형 건설사들은 300~500억원 규모의 공사 입찰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간접비 등을 충당하려면 최소 연매출 100억원 이상은 돼야 하는데, 현재 300~500억원 공사는 지역업체 참여비율과 낙찰률 등을 고려하면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죠. 대형공사 기준을 500억원 이상으로 높여 발주체계를 전반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던 배경 중 하나입니다. 또 지역경쟁 제한입찰 기준이 15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면서 100~150억원 규모의 기술형 적격심사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이미 실적 문제로 지역 내 양극화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변별력 제고 일환으로 업종실적 만점계수 상향 등이 결부되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채= 화제를 바꿔 보죠. 초창기 미지근하던 LH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최근 달아오르는 분위기라죠?

백= LH는 서울 용마터널 인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부천원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사업자 선정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마터널 인근 사업은 중랑구 면목동에 28층, 551가구를 짓는 것으로, 추정사업비가 1968억원 수준이죠. 이보다 규모가 더 큰 부천원미 사업은 원미동에 41층, 1628가구를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사업비가 5154억원에 달합니다.

김= 눈에 띄는 건 건설사들의 달라진 반응입니다. 과거엔 건설사들이 이 사업에 선뜻 달려들지 않았어요. 공공사업 특성상 채산성이 민간 정비사업보다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고, 사업 구조도 아직 낯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건설사가 참여를 검토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느껴집니다. 특히 부천원미처럼 공사비가 5000억원을 넘는 사업은 메이저 건설사도 한번쯤 들여다볼 만한 판이라는 평가가 나와요.

백=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LH가 노후 도심을 SOC를 포함한 공공주택지구로 일괄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민간 재개발처럼 각종 인허가와 사업 지연 리스크를 민간이 온전히 떠안는 구조가 아니라, 공공이 사업을 끌고 간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죠. 분양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고요. 문제는 역시 공사비입니다. 업계에선 철거와 공간 관리, 복잡한 인허가, 특화 설계, 고층화에 따른 마감ㆍ안전 기준까지 더해지는 만큼 원가 부담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보다는 공사비가 낫긴 하지만 그것도 상대적일 뿐, 수익성 측면에선 민간 정비사업보다 못하죠.

김= 그럼에도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희소성 있는 도심 입지라는 매력 때문입니다. 현재 도심 내 주택 공급 수단은 재개발ㆍ재건축이 유일한 해법인데 민간 정비사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사들의 전유물이죠. 이런 상황에서 도심 내 자사의 브랜드 단지를 선보일 수 있다면 참여하는 건설사로선 단순 수익 이상의 의미가 생기죠. 서울이나 부천과 같은 신규 공급이 귀한 지역에서 실적을 쌓고 브랜드를 각인시킬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수익성이 좋아졌다기보다는, 낮은 리스크와 도심 입지, 브랜드 효과가 그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는거죠.

채= 결국 이윤보다는 일감 부족 속에 안정성과 확장성에 비중을 둬 재평가받는 모양새군요.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적정 공사비와 정교한 사업 구조가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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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백경민 기자
wiss@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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