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후임 제청 지연 속
이흥구 후임 인선절차 속도
법원행정처장 임명도 분수령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오는 9월 이흥구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후임 인선 절차가 가속화되면서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 간의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후임 인선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넉 달째 공석인 법원행정처장 자리가 조만간 채워지면 대법관 공백 해소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대법관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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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 대법관 후임으로 천거된 인사 가운데 인사 검증에 동의한 28명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지난 3일 마쳤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들 중 3명 이상을 이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정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면,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번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조 대법원장이 이 대법관 후임과 함께 노 전 대법관 후임까지 2명을 동시에 임명 제청할지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노 전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지난 1월 서울고법 윤성식 부장판사와 김민기ㆍ박순영 고법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했지만, 후임 인선은 5달 넘게 미뤄졌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노 전 대법관 후임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선 절차가 미뤄졌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대법관이 후임 후보자가 제청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대법관 인사는 제청권자인 대법원장과 임명권자인 대통령 간에 물밑 조율을 통해 이뤄져 왔다. 게다가 노 전 대법관 후임은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되는 첫 대법관으로, 향후 대법원 구성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누가 최종 후보로 낙점될지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청와대는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자 ‘강성 진보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민기 판사를 ‘1순위’로 밀었던 반면, 대법원이 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대법관 후임 인선을 계기로 청와대와 대법원이 한발씩 물러나 노 전 대법관 후임까지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넉 달째 비워둔 법원행정처장 자리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ㆍ재판소원ㆍ대법관 증원)’ 강행 처리에 반발해 지난 3월 초 박영재 대법관이 처장 자리에서 물러나 재판부에 복귀한 이후 조 대법원장은 아직 후임 임명을 미루고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재판부 공백 해소가 급선무라고 판단했다는 게 법원 안팎의 분석이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의 인사와 예산 등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자리로, 법원행정처장을 맡는 대법관은 재판 업무에서 빠진다.
하지만 검찰청 폐지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와 사법개혁 후속 입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국회 논의를 앞두고 사법부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법원행정처장 자리를 더 이상 비워둘 수 없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에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법원 안팎에서는 조만간 법원행정처장 자리가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법관 1명이 재판 업무에서 빠지는 만큼 노 전 대법관과 이 대법관 후임 인선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A부장판사는 “이 대법관 후임 인선과 신임 법원행정처장 임명이 이재명 정부 첫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ㆍ사법부의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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