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상장 68년만 첫 적자…전기차 개발 중단
전기차 판매 목표 대신 탄소 감축으로 선회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이 혼다 새 전략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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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가 순수 전기차(BEV) 중심의 성장 전략을 접고 하이브리드(HEV)로 방향을 틀었다. 개발도 본사 주도에서 벗어나 중국ㆍ인도 현지 자원을 적극 끌어다 쓰기로 했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조사실 책임은 6일 펴낸 산업분석 보고서 ‘레거시 업체의 고심, Honda의 新 경영 방향’에서 혼다의 경영 방향 전환을 이같이 분석했다.
혼다는 북미 출시를 준비하던 0 SUV, 0 살룬, 아큐라 RSX 등 전기차 모델 개발을 잇따라 취소했다. 앞서 3월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전기차 ‘아필라(AFEELA)’ 개발을 접은 데 이어, 5월에는 전기차 관련 대규모 손실 처리를 확정했다.
특히 2026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에 전기차 관련 손실 1조4536억엔을 반영하면서 연결 기준 4143억엔의 영업적자를 냈다. 1957년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연간 결산 기준 첫 적자다. 2040년까지 신차를 모두 전기차ㆍ수소전기차(FCEV)로 채우겠다던 목표도 폐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련 목표로 바꿀 방침이다.
방향 전환의 표면적 계기는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후퇴지만, 연구원은 중국 시장 부진을 배경으로 짚었다. 혼다의 중국 판매량은 2021년 154만대에서 2025년 64만3000대로 5년 만에 반토막 났다. 시장 점유율도 같은 기간 7.2%에서 2.7%로 주저앉았다.
반면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려 순수 내연기관차 위축을 방어하고, 현지 자원을 활용한 전기차로도 실적을 내며 일본계 완성차 중 유일하게 중국 시장 점유율을 지켰다. 도요타가 품질ㆍ신뢰성 이미지를 앞세운 데 비해, 혼다는 본사 주도 개발을 고집하다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를 놓쳤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실제 혼다가 본사 역량으로 내놓은 ‘e:N’과 ‘Ye’ 시리즈는 흥행에 실패한 반면, 도요타는 현지 역량을 활용한 ‘bZ3’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혼다는 새 전략의 핵심으로 △자원 재배분 △생산구조 강화 △외부 자원 활용을 제시했다. 2027년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아 2030년 3월까지 15종을 선보인다. 개발 비용ㆍ기간ㆍ업무량을 2025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는 ‘트리플 하프’ 전략과 함께, 5년 내 생산효율을 20%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연구원은 혼다의 전략이 전동화에 고전한 다른 레거시 업체들의 노선 수정과 닮은꼴이라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이들이 하이브리드에 몰리며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혼다가 주요 플레이어인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이 새 전략의 핵심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5년 북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혼다는 약 38만대로 도요타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이후의 파워트레인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호 책임은 “시장이 향후 중국처럼 첨단 기능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며 “변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낙관에 기대 대응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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