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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나토 진출 좌절, 높았던 동맹의 벽…한화오션, 다음 기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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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7 17:33:29   폰트크기 변경      
마지막 강점 ‘납기’까지 독일에 따라잡혀…“다른 기회의 문을 여는 이정표”ㆍ“계속 두드리면 열릴 것”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한화오션의 60조원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눈앞에서 좌절을 맞았다. 첫 나토 진출 및 단일 기준 사상 최대 수주 성과를 기대했지만, 높았던 나토 동맹의 벽을 실감한채 아쉬움만 남겼다.

한화오션은 7일 CPSP 수주전 결과 발표 직후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진인사(盡人事)’의 자세로 임했기에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한국 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0월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조립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예비 공급업체로 지정됐지만 반전은 없을듯

결국 나토 연합 전선을 뚫지 못지 못했지만 이번 결과가 완전한 탈락은 아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 발표에서 “이번 결정이 매우 어렵고 박빙이었던 선택”이라며 “한화오션과 TKMS 모두 캐나다 왕립해군의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TKMS와의 협상 결렬시 예비 공급업체인 한화오션을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해 협상을 진행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초대형 국책사업이 협상 결렬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어, 한화오션이 실제 역전 수주하는 반전 드라마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도전이 남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며 “‘졌지만 잘 싸웠다’는 위안으로만 남겨두지는 않겠다.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패인은 ‘성능’이 아닌 ‘정치ㆍ외교’ 이슈

캐나다 국방투자청의 평가기준(유지ㆍ보수 50%, 성능 20%, 재무 15%, 안보경제협력 15%)만 놓고 보면 한화오션은 조기 납기(2032년 초도함)와 실전 검증된 성능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카니 총리가 직접 “TKMS가 나토 회원국에 공급하는 잠수함 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발언했던 걸 보면, 최종 판단은 나토 동맹 내 상호운용성과 안보 협력이라는 정치적 셈법에 더 크게 좌우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캐나다의 유럽연합(EU) 무기공동구매프로그램(SAFE) 참여에 따른 ‘바이 유러피안’ 기조, 캐나다 특유의 절충교역(ITB) 정책까지 겹치며 최종 저울이 독일 쪽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독일이 기존 발주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2034년까지 초도 4척을 인도하겠다는 조기납기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국의 최대 강점이었던 ‘빠른 납기’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다 경제효과 제시액도 한화오션(700억 캐나다달러ㆍ연 2만5000개 일자리)과 TKMS-노르웨이 연합(860억달러ㆍ65만 잡이어)간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 경쟁력 입증은 긍정적…사우디ㆍ그리스ㆍ이집트 등 다음 무대

비록 이번에는 고배를 마셨지만, 한국이 잠수함 최강자 독일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플레이어임을 대내외에 입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번 수주전에서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캐나다 현지에 직접 파견해 성능을 증명한 경험, 캐나다 기업과 손잡고 경제협력 패키지를 설계한 노하우는 향후 다른 잠수함 도입 검토국 공략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측에서는 차기 수주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보안상 비공개라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중이거나 예정된 해외 잠수함 파이프라인으로 그리스 4척, 사우디아라비아 5척, 이집트 4척, 필리핀 2척, 모로코 2척, 페루 2~6척 등을 꼽았다. 여기에 콜롬비아ㆍ칠레 등이 거론된다.

유럽 조선소의 현재 생산능력(CAPA)은 잠수함 3척, 호위함 7척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 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건조 CAPA에 여유가 있는 한국이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에는 나토의 벽에 부딪혔지만, 이를 계속 두드리는 과정에서 한국에도 기회가 열릴 것이라 판단된다”면서도 “단순히 납기 경쟁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국제 공동개발, 현지생산, 장기 MRO 및 군수지원 체계 구축 등 K-방산 수출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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