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동주택 전기 기반 전환
민간 분양시장 지원방안도 논의
재생열 확산 제도 개편ㆍ실증 확대
[대한경제=박흥순 기자] 정부가 ‘가스 없는 아파트’ 확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건축물 탈탄소의 핵심 설비인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인데, 취득세 감면, 용적률 완화, 분양가 가산비 인정 등 초기 부담을 낮추는 인센티브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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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공동주택 히트펌프 보급 방안’을 공개했다.
우선 기후부는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체계를 전기와 재생열 기반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기존 법ㆍ제도가 도시가스 공급 중심으로 짜여 있는 데다 초기 투자비 부담과 표준 설계기준 부재가 보급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가스보일러 대체용 차세대 난방체계로 히트펌프를 낙점하고, 제도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앞으로 5년 정도 가스와 히트펌프 공존기를 거쳐 2030년부터는 건물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부가 검토하는 지원책의 핵심은 건설사와 수요자를 겨냥한 패키지 제도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공동주택에는 취득세 감면을 적용하고, 고효율 설비를 일정 비율 이상 도입하면 용적률과 건축물 높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히트펌프 설치에 필요한 실외기와 축열조 등으로 늘어나는 면적과 높이는 건축물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간 분양시장 지원책도 논의하고 있다.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적용할 경우 추가되는 비용을 분양가 가산 항목으로 인정해 건설사의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재생열 확산을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집단에너지 공급구역을 ‘재생열 전환 촉진지구’로 지정하고,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처럼 재생열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공과 민간의 실증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군포 대야미지구 378가구를 대상으로 지열 히트펌프 기반 개별 냉난방 시스템 실증을 추진 중이다. 기후부는 공기열과 수열 히트펌프를 적용한 공동주택 실증도 확대해 표준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함께 용인 테스트베드에서 냉난방ㆍ급탕 일체형 히트펌프를 실증하고 있으며, 검증을 거쳐 2028년 분양 단지부터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GS건설도 LG전자와 충북 음성 목업주택에서 공기열 히트펌프 난방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제도 개선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번에 공개된 방안은 대부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 취득세 감면은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용적률과 건축기준의 경우 국토교통부, 분양가 가산은 주택제도 개편이 필요한 만큼 부처 간 조율이 제도화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확산하려면 결국 국토부 건설기준에서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기후부와 국토부가 제도적 균형을 맞춘다면 시장 확산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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