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정부가 지방 지역의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대한 대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 대주단협의체를 통해 각 임차점포의 대출 만기연장과 재구조화 가능성을 타진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임차점포는 수도권 비중이 많은 데다 알짜배기 입지지만, 지방 점포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지방경제 문제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대주단들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 임차점포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와 국토교통부는 홈플러스 청산 우려에 따른 임차점포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보다 지방지역의 임차점포 문제를 집중 논의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일부 점포 부지를 매각하고 '세일앤리스백(매각후임대)' 방식으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금감원도 이같은 정부의 고민에 맞춰 7일부터 9일까지 은행, 보험, 2금융권 순대로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대한 대주단의 의견을 청취하는 대주단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은 선순위대출에 참여 중이며, 보험과 2금융권은 후순위채권자다. 금감원은 이 회의에서 선순위와 후순위채권자 모두 포함한 대주단협의체를 제안하고 있다.
홈플러스 임차점포는 수도권 비중이 많지만 알짜배기 입지이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의 임차점포들은 임대료 및 대출이자에 대한 연체 우려가 적은 상황이다. 홈플러스 동대문점은 부지 매각 이후 용두역세권 활성화사업을 통해 주상복합단지로 재구조화되면서 롯데건설이 시공사를 맡았다. 이미 본PF 3500억원도 삼성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으로 조달된 상태다.
금감원도 수도권 지역의 임차점포보다 지방 지역 점포에 대한 대주단협의체를 고민 중이다. 지방 지역의 홈플러스 임차점포들은 해당 지역에 유일한 대형마트로 자리잡은 상태여서, 대출이자 연체로 인해 공경매 또는 폐쇄된다면 직거래 지방 기업이나 영세 영농업자의 타격은 물론 그 일대 생필품 인프라가 사라질 수 있다.
홈플러스 임차점포에 얽힌 지방경제와 인프라 문제까지 발생하다보니 단순히 대주단의 대출이자 및 임대료 연체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지자체와 국토부도 이같은 문제로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에 따른 임차점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문제가 특정 기업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커진 만큼 홈플러스 임차점포도 지방경제와 인프라 피해 우려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해당 대주단이 대출 이자 연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지방 경제를 위한 자금공급 문제로 광범위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선순위채권자인 은행들에게도 담보권 행사보다는 이같은 시각에서 보다 중장기적으로 대주단협의체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임차점포에 대한 재구조화 방식은 추가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신세계 이마트나 롯데마트, 농협 하나로마트 등 경쟁업체가 후속 임차인으로 교체되는 방안과 홈플러스 동대문점과 같이 주거단지 등으로 재구조화하는 방식이다. 수도권 지역의 임차점포는 입지에 따라 홈플러스 동대문점처럼 주거단지로 재구조화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금융권의 반응은 선순위채권자인 은행과 후순위채권자인 보험, 2금융권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순위채권자인 은행들은 담보권 행사가 제한되다보니 리스크 관리 문제가 우려된다는 의견이며, 후순위채권자인 보험, 2금융권은 당장의 손실반영을 막을 수 있어 대주단협의체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된 만큼 은행들도 섣불리 담보권 행사를 하기 어려워 대주단협의체 구성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한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관련 익스포저는 약 1조원, 전 금융권은 3조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이 침체다보니 자칫 경공매에 나섰다가 임차점포 부지 가치만 떨어질 우려도 있어 대주단협의체를 통해 경쟁 대형마트 등 후속 임차인을 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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