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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주로칼럼] 교각살우(矯角殺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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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0 06:01:2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이 있다. ‘소의 뿔이 비뚤어졌다고 이를 바로잡으려다 소 자체를 죽인다’라는 뜻으로, 작은 결함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치거나 망치는 것을 말한다. 지금 국회에서 여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딱 그 꼴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물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해 수사 주체를 경찰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 전에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태세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수사는 경찰이 넘긴 사건을 검토해 증거가 부족하거나 사실 관계가 미흡한 부분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다. 형사사건에는 한 사람의 생명과 자유, 피해자의 권리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처럼 형사사법제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검토하는 과정에서 범행 관련 증거가 사라진 경위 등을 문제 삼았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피의자 가족 간의 유착과 증거인멸 의혹도 드러났다. 만약 검찰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권한이 없었다면 이런 의혹은 제대로 확인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보완수사권은 검찰을 위한 권한이 아니라, 경찰 수사의 오류 등을 점검하는 국민들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런 우려는 검찰만의 주장이 아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정부의 기본 입장이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게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수사기관이라도 실수와 판단 착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형사사법제도는 권한을 분산시키고 서로를 감시하도록 설계된다. 경찰은 수사하고, 검찰은 이를 점검하며, 법원은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이런 견제와 균형이 형사사법제도의 핵심이다.

물론 검찰 역시 과거 과도한 직접수사와 권한 남용으로 국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의 과거 잘못을 이유로 견제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권한 집중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고치는 대신, 브레이크 자체를 떼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검찰의 승리도, 경찰의 승리도 아니다.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밝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워서는 안 된다. 검찰권 남용을 바로잡겠다고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또 다른 혼돈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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