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불법미용업소 시술 시민들 각별히 주의해야”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7-09 15:16:27   폰트크기 변경      
불법 미용 현장단속 나선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사전조사 후 예약해 단속…지난달 불법영업 19건 적발



[대한경제=박재영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오후 1시30분에 예약하고 왔어요.”

여성 고객 둘이 피부미용업소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들이 입고 있는 조끼에는 ‘서울시 민생사법경찰’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불법 미용 및 유사의료행위 기획수사에 나온 수사관들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하 민사국)은 지난 8일 서울 내 불법 영업 의심 업소 두 곳을 적발했다. 민생사법경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법경찰권을 부여받은 행정공무원이다. 대부업, 부동산, 상표권침해 등 19개 직무범위 내에서 직접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이날은 불법 미용업을 단속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민사국은 지난달 2일부터 의심업소 64곳을 단속하고, 불법 영업 19건을 적발했다.


단속대상업소에 진입하는 민생사법경찰국 수사관/사진=박재영 기자


사전조사를 거쳐 불법 영업이 의심되는 업체에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 방문했다. 첫 단속 대상은 서울시 한복판 오피스텔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인 피부관리업소다. 건축법상 피부관리ㆍ네일아트 등 미용업은 근린생활시설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오피스텔에서 운영 중인 업소는 모두 무신고 업소다.

수사관들이 들어서자 업소 사장은 관리 중인 손님이 있다며 잠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15분 뒤 젊은 고객이 업소에서 나왔다. 언뜻 보기에도 피부관리를 받은 듯 얼굴에 윤기가 돌았다.

수사관들은 소속과 단속 이유를 밝히며 다시 업소에 진입했다. 관리실에는 상담 테이블과 마사지 침대가 보였다. 벽면에는 유명 연예인 사인과 과거 방송 출연 장면이 걸려 있었다. 이 업소는 효력을 잃은 미용업 영업신고증을 걸고 운영한 혐의를 받았다. 영업소를 옮기면 관할구청에 새로 미용업 영업신고를 해야 하지만, 폐업한 이전 업소 신고증을 걸어놓은 것이다.

영업신고를 했느냐는 질문에 사장은 “깜빡하고 안했다”며 “폐업 업소 신고증을 걸어놓은 것은 실수”라고 답했다. 실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신고증은 액자 속에 반듯하게 들어 있었다. 미용업이 허가사항인 것을 아느냐고 묻자 “알고 있었고, 이사를 오면서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었다”라는 변명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수사관들이 업소 내 다른 위법 요소를 조사하던 중 사장은 갑자기 “이곳은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곳이지 피부관리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잡아떼기 시작한다. 마사지 베드도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이기 위한 용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련한 수사관들 눈에는 이미 고객 관리 카드가 포착됐다. 고객관리카드 속 관리내역에는 ‘붓기케어’ 등 피부미용행위를 짐작할 수 있는 증거가 있었다. 당황한 기색의 사장은 확인서에 서명했다.


단속대상업소에서 발견된 의료기기(레이저기기)/사진=박재영 기자


장소를 옮겨 찾아간 두번째 단속 대상은 눈썹문신ㆍ속눈썹 펌 등을 시술하는 업소다. 포털사이트에 올려놓은 가격표에는 ‘눈썹/아이라인 잔흔제거’라는 항목이 보인다. 의료인이 아닌 자가 레이저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마찬가지로 사전 조사를 마친 수사관들은 예약을 하고 업소에 방문했다. 이번에도 영업신고증 제시를 요구했다. 사장이 내놓은 문서는 미용사 자격증. 영업소에 대한 허가증이 아니다. 해당 업소 사업자등록증은 화장품 판매업으로 등록돼 있다.

잠시 뒤 가게 내부에서 레이저 기기가 발견됐다. 사용한 적 없고 그냥 가져다 놓았다는 어설픈 변명을 하지만, 수사관은 사전에 레이저를 사용하는 눈썹문신 제거 시술을 예약하고 방문했다.

수사가 이어지자 사장의 표정과 말투가 퉁명스럽게 변한다. 협조적이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궤변이 이어진다. 미등록 의약품(마취크림)으로 의심되는 제품에 대해 물었지만 일반 로션이라고 주장한다. 한 수사관은 확인을 위해 제품을 손등에 직접 발라보기도 했다. 이 업소는 유사 의료행위(레이저 기기) 등 혐의로 민사국에 입건됐다. 피의자는 민사국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에 송치될 수 있다.

수사를 마친 김문한 민사국 수사관은 “오늘 같은 날은 비교적 협조적인 편”이라며 “수사 때문에 (손님인척하고) 잘 모르는 시술을 받을 때도 있다”며 웃으며 말했다. 시민의 안전과 보건에 밀접한 민생사안을 수사하다 보면 크고작은 실랑이가 잦다고 한다. 김 수사관은 “관리 밖에 있는 불법 업소가 인터넷 등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재영 기자 you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박재영 기자
you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