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ㆍ바닥재 원료에 반덤핑관세 확정
공사비지수 상승 겹쳐 부담 가중
자재 반덤핑 36건째 확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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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도배 공사 모습 / 사진: LX Z:IN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정부가 수입산 PVC 페이스트 수지에 다음달부터 5년간 25.79~31.55%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원자재가 상승으로 이미 공사 실행 원가 압박에 시달려온 건설현장의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
1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재경부와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는 한화솔루션㈜의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8월부터 조사를 벌인 끝에, 유럽산 PVC 페이스트 수지(HSK 3904.10.0000)의 덤핑 사실과 국내 산업 피해를 확인했다. 이에 재경부는 관련 부령을 입법예고 8월 5일부터 관세를 확정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율은 공급자별로 독일 30.60~31.55%, 프랑스 31.55%, 노르웨이 25.79%, 스웨덴 28.15%로 차등 적용된다.
문제는 시점이다. 건설자재 가격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철근ㆍ레미콘ㆍ시멘트 등 골조공사 자재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이후 가격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정상화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중동 지역 분쟁까지 겹치며 원자재ㆍ물류비 부담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건설기성 디플레이터가 최근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한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관세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마감공사 쪽으로 원가 압박이 옮겨붙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PVC 페이스트 수지는 인조가죽ㆍ벽지ㆍ바닥재ㆍ장갑 등에 쓰이는 원료로, 건설현장에서는 벽지ㆍ장판 등 실내 마감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철근ㆍ레미콘 등 골조공사 자재값 상승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감공사 원가까지 압박받는 흐름이 현실화한 셈이다.
업계는 이번 관세로 관련 마감재 원료비가 최소 20%대 후반 이상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유럽산 저가 원료로 견적을 맞춰온 시공사들은 자재비 인상분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규격을 낮추는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됐다.
한 중견건설사 자재구매 담당 임원은 “그렇지 않아도 주요 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상황에서 마감재까지 관세가 붙으면 원가율 관리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저가 수주 물량이 많은 현장은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조치는 개별 품목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만 열간압연 제품, 섬유판, PET 필름 등 건설 연관 자재 7건이 확정됐고, 이음매 없는 동관ㆍ아연 표면처리 강판 등 3건은 잠정 부과 중이다. 현재 부과 중인 덤핑방지관세는 확정 33건, 잠정 포함 36건에 달해 건설 핵심 자재 전반이 관세 영향권에 들었다.
발주기관의 한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기에 자재 관세까지 겹치는 만큼 기존 계약 공사에 대한 단가 조정 논의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경부는“앞으로도 저가 수입품의 국내시장 교란 여부를 계속 점검해 필요할 경우 유사한 보호조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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