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장중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4.26%(3.24달러) 오른 배럴당 79.25달러를 기록했다.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34%(3.10달러) 상승한 배럴당 74.5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진정되는 듯했던 중동 정세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다시 불안해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 선언 이후 선박 통항도 사실상 중단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국제유가도 다시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란과의 종전 MOU와 휴전이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고, 미군은 이란 내 군사시설을 연이어 공습했다.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중동 지역 미군 시설을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다만 양국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유가 역시 지난달 기록했던 배럴당 90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WTI가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다시 올라서며 최근 급락세를 일부 되돌리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는 전쟁 이전 대비 약 25% 회복하는 데 그쳤고, 6월 사우디아라비아 산유량도 일평균 630만배럴로 전쟁 이전보다 약 4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선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로 향하고 있다. 이번 물가지표는 최근 중동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 물가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선 두 달 동안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높았던 만큼 6월에는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4일 발표되는 6월 CPI는 헤드라인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2%에서 3.8~3.9%로, 근원 CPI는 2.9%에서 2.8%로 각각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확인될 경우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반등은 이번 6월 물가지표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는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지만 현재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중반 수준인 만큼 당장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향후 중동 사태 전개와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가 연준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 상승세가 한 달 이상 이어질 경우 연내 금리 동결 전망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단기에 마무리되고 유가가 다시 안정된다면 연준의 연내 동결 기조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에 잇달아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 나설 예정이다. 물가지표와 워시 의장의 발언은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을 판단할 단서가 될 전망이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