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수출 원자로에 ‘애프터마켓’
6인치 2기ㆍ8인치 1기 NTD 구축
하나로 기술, 해외로 첫 이식
K-원자력, ‘건설 이후’로 승부수
![]() |
| 요르단 JRTR 시설 전경 / 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원자로를 지어 넘기고 끝나던 한국형 원전 수출 모델이, 짓고 난 뒤에도 기술을 얹어 파는 ‘애프터마켓’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0년 국내 최초로 수출한 요르단 연구용원자로(JRTR)에 반도체 소재 생산 기능까지 더하는 사업을 추가로 따냈다.
13일 원자력연에 따르면 연구원은 (주)미래와도전(FNC)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요르단 원자력위원회(JAEC)가 발주한 JRTR ‘중성자변환도핑(NTD)’ 시설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 3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지 4개월 만인 지난 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으며, 오는 10월 정식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사업은 JRTR 부지 내에 6인치 웨이퍼용 2기, 8인치 웨이퍼용 1기 규모의 NTD 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계약 체결 이후 36개월간 설계ㆍ제작ㆍ시운전은 물론 운영 인력 교육훈련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컨소시엄 내에서 원자력연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설계와 핵심 조사장치 설계ㆍ제작을, 미래와도전은 부대시설 설계ㆍ제작과 설치를 각각 맡는다.
그간 한국의 원전ㆍ연구용원자로 수출은 설계ㆍ건설을 마치고 준공식과 함께 사업이 종료되는 ‘일회성 수출’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사업은 이미 완공돼 10년 가까이 가동 중인 원자로에 새 기능을 얹는 후속 사업이라는 점에서, 건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전환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원자력연이 국내 유일 연구용원자로 ‘하나로’를 통해 축적한 NTD 공정 기술이 있다. NTD는 고순도 실리콘 소재에 중성자를 조사해 실리콘 원자 일부를 인(P)으로 바꾸는 핵변환 기술로, 전기차ㆍ고속철도ㆍ신재생에너지 설비 등에 쓰이는 전력반도체 생산의 핵심 공정이다. 원자력연은 하나로를 통해 수출 영역을 ‘설비’에서 ‘운영 기술’로 넓혔다.
2010년 원자력연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해 2016년 준공한 JRTR은 그간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방사화분석, 교육훈련 용도로만 활용돼 왔다. 이번 NTD 시설이 들어서면 JRTR은 반도체 소재까지 생산하는 다목적 원자로로 탈바꿈하게 되며, 중동 지역의 반도체 소재 생산 거점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게 원자력연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이미 수출된 해외 원자로에 후속 설비ㆍ기술을 접목하는 유사 모델이 다른 수출국으로도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명석 원자력연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이번 수주는 우리나라가 수출한 연구용원자로의 우수성과 첨단 중성자 이용 기술력을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향후 요르단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내 원자력 기술의 해외 진출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