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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려아연 1월 임시주총 의결권 제한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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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3 16:38:03   폰트크기 변경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에게 1억원 지급 명령

손배 책임 인정한 첫 본안 판결…박 대표 항소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정당성 부정한 것 아냐”
“1월 임시주총 국한…지배구조 영향 없어”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이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함께 소송을 낸 MBK파트너스 측 청구는 기각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부장판사 장지혜)는 지난 10일 영풍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하고, 박 대표에게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영풍과 함께 소송을 제기한 MBK 측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쟁점은 상법 369조 3항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다. 자회사가 다른 회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면 그 회사가 가진 모회사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는 조항이다.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직전 호주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하도록 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든 뒤 이를 근거로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다.

재판부는 SMC가 주식 양도ㆍ주주 수ㆍ상장 제한 등 폐쇄적 구조여서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한 회사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법상 ‘자회사’가 아닌 만큼 이를 전제로 한 의결권 제한도 위법하다는 것이다. 주총 의장이었던 박 대표에 대해서도 주주권 침해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강행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의결권 제한 관련 가처분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한 본안 판결은 처음이다.

영풍ㆍMBK파트너스는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주주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고, 이를 주도한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법원이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 측은 재판부가 이번 의결권 제한을 정당한 경영권 방어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으며, 상호주를 형성한 행위 자체의 위법성과 대표이사의 민사책임을 처음 본안에서 다룬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판결 범위를 좁게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1월 임시주총에 국한된 사안으로, 회사가 아닌 주총 의장 개인에 대한 위자료 판결”이라며 “경영권 방어 목적의 정당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외부 법률전문가 자문을 거쳐 상법을 적용한 만큼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로 단정한 판결도 아니라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항소할 방침이다.

실제 3월 정기주총 때는 다른 결론이 나왔다. 고려아연은 1월 이후 또 다른 호주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상호주 관계를 다시 만들었고, 이를 근거로 정기주총에서도 영풍 의결권을 제한했다. 영풍ㆍMBK가 낸 가처분은 1ㆍ2심에 이어 대법원 1부에서도 지난 4월 기각됐다. SMH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유사해 자회사에 해당하며, 경영진의 배임이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영풍은 대법원 결정이 이미 형성된 상호주에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만 다룬 가처분 사건이어서 이번 본안 판결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1월 임시주총 관련 가처분 사건은 고려아연의 재항고로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어서, 양측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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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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