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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오독, 시공 오류 해법은]①“설계 단계부터 데이터 통합 선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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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5 05:00:15   폰트크기 변경      
현대건설도 피하지 못한 휴먼 에러, 원천 방지 대책은?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5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공사 구간 철근 시공오류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 했다. 이 대표는 “직접적인 원인제공자로서 마음이 무겁다. 우리 현대건설의 불찰”이라며 이같이 사과했다.

GTX-A 삼성역 정거장 구간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철근 누락은 이처럼 온전히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과실로 드러났다. 문제는 국내 수위 건설사도 현장 일선에서 도면을 오독(휴먼 에러)하고 감리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 시공오류는 어떤 현장에서든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시공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선 시공 과정에서의 감시와 함께 최초 설계 단계에서부터 원천 데이터 통합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건설 IT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설 설계 체계에선 원가 내역분류체계(CBS)와 작업 분류체계(WBS)가 단절돼 있다.

시설공사에서 공사에서 CBS란 발주처가 공사비를 계산할 때 쓰는 ‘원가 중심의 가계부’다. 돈(Cost)을 기준으로 공사를 쪼갠(Breakdown) 구조(Structure)다.

반면 WBS(작업분류체계)는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기둥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부을 때 쓰는 ‘공간·부위 중심의 작업 지도’다. 정상적인 디지털 건설 환경이라면 이 두 체계가 전산상으로 연계된 QDB(물량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건설행정은 이 두 데이터가 단절돼 있다. 시스템이 철근, 콘크리트, 인건비 등 ‘돈’과 ‘자재 총량’은 인식하지만, 그 자재가 ‘정확히 어느 기둥에 몇 개가 박히는지’ 부위별 물량 정보는 알 수 없는 구조다.

가계부역할을 하는 CBS 체계에선 지하 5층에 철근 총 100톤이 투입된다는 규모와 액수는 파악할 수 있지만, 철근이 정확히 어느 기중에 몇 개씩 투입해야 하는지는 파악할 수 없는 구조다. 설계 단계에서는 기둥 별로 정밀하게 물량을 산출하지만, 정작 내역단계로 넘어갈 때는 이를 한데 뭉뚱그려 ‘철근 가공 조립 OOO톤’으로 합산해 버리는 식이다.

이 때문에 현장 작업자들은 아날로그 종이 도면의 약식 점(●) 표기법과 ‘2 번들’ 같은 텍스트에만 의존해 철근을 심어야 했고, 결국 휴먼 에러로 이어졌다.

이에 휴먼 에러 방지를 위해선 최초 설계단계에서부터 CBS와 WBS를 결합한 물량 데이터베이스(QDB)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QDB가 도입되면 시스템이 부위별 물량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욱 한국조달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면이나 내역서가 겉보기에 완벽하더라도 돈을 계산하는 시스템과 실제 작업을 지시하는 시스템이 설계 시점부터 연결(C3R 규격)되지 않으면 감시 공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며 “두 데이터가 통합되면 현장 일선에서 매일 진행되는 ‘기성 검사’ 과정에서 시스템이 계약 데이터와 현장 실투입량의 불일치를 사실상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크리트를 타설 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오늘 쌓은 A-1 기둥에 철근이 부족하다’며 시스템이 에러를 포착 시공오류를 방지하는 구조다.

현재 QDB는 국내에선 조달청만 디지털 공사관리시스템(PMIS) 시범 운영 과정에서 도입하는 등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QDB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해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 IT 전문가는 “국토교통부가 지침이나 훈련, 과업지시서 표준안 등에 ‘설계 결과물을 C3R 규격으로 디지털 전환해 제출하라’고 명시해 주는 것이 스마트 건설의 핵심 선결 조건”이라며 “대한민국 건설 산업의 DXㆍAX(인공지능 전환)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다. 국토부의 정책적 결단과 지자체의 예산 투입이 함께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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