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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쿠팡 김범석 ‘총수 지정’ 효력 정지…동일인 제도 첫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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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4 16:43:52   폰트크기 변경      
서울고법, 본안 선고 30일 뒤까지 집행정지 일부 인용

1986년 제도 도입 후 기업이 지정 불복해 멈춘 첫 사례

외국적 총수ㆍ글로벌 플랫폼 규제 적용 여부 본안서 판가름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쿠팡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효력이 법원에서 일단 멈춰섰다. 기업이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자체에 불복해 사법적 제동을 이끌어낸 것은 1986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는 14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지난 5월 1일자 동일인 변경 지정의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지난 4월 8일 공정위가 김 의장에게 낸 자료제출 요구 처분의 효력도 같은 기간까지 멈춘다. 재판부는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고,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집행정지는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만 임시로 멈추는 절차다. 지정을 취소하는 것과는 달라 김 의장에 대한 지정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효력이 멈춘 만큼 김 의장은 지금 당장 총수로서 져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동일인이 자연인이면 총수와 친족의 출자ㆍ거래 내역을 담은 지정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허위ㆍ누락 시 형사처벌을 받는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으로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범위를 넘는 정보를 공개하게 돼 투자자 집단소송 위험도 커진다. 공정위는 2021년 이후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오다, 김 의장의 친동생 김유석 씨가 임원급 지위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경영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총수를 자연인으로 바꿨다.

쿠팡은 이 판단에 맞서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며 불복했다. 앞서 지정 취소 소송을 내면서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본안 판결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은 지난 5월 접수돼 심리가 이제 시작됐고, 결론까지는 통상 수개월 이상 걸린다. 해당 소송에서 쿠팡이 이기면 지정은 아예 취소돼 사라진다. 쿠팡이 지면 멈춰 있던 지정이 되살아난다. 이 때 30일 안에 대법원 상고와 함께 집행정지를 다시 신청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김 의장의 총수 의무가 곧바로 시작된다. 최종 결론은 대법원까지 가서야 확정된다.

이번 결정은 공정위가 총수 중심 지배구조를 견제해온 이래 처음 생긴 균열이다. 기업이 지정 자체를 다퉈 법원이 효력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외국 국적의 총수와 글로벌 지배구조를 갖춘 플랫폼 기업에 국내 대기업집단 규제를 그대로 적용해도 되느냐는 쟁점이 본안의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집행정지 판결 과정에서 공정위가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재무, 인사에 관여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향후 지정철회 재판 과정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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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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