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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오랫동안 공공주택의 혼합(Mix)과 분산(Dispersal)을 핵심으로 하는 소셜믹스 정책을 추진해 왔다. 소셜믹스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을 같은 단지 안에 배치하는 물리적 개념을 넘어선다. 소득수준과 연령, 계층이 다른 시민들이 같은 생활권 안에서 교육·교통·문화 등 도시의 기회와 서비스를 함께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회통합 정책이다. 도시정책의 목표가 더 많은 주택 공급을 공급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는 이상, 소셜믹스는 선택 가능한 정책 수단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다.
임대주택을 특정 동이나 특정 공간에 분리·집중하여 배치하는 방식은 주거 형태에 따른 차별과 낙인을 고착할 우려가 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물리적·심리적 경계가 형성되면 사회통합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소셜믹스는 서울의 주거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은 신규 공공주택을 공급할 가용 용지가 부족한 반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 계층의 공공주택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은 도심 내 우수한 입지에서 공공주택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중요한 공급 수단이다. 또한 임대주택 공급은 조합의 일방적 희생이 아니라 용적률 완화와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해 사업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보하는 상생 구조다.
서울은 이미 초고밀도 도시로 성장했다. 이러한 서울의 도시정책은 단순한 양적 공급을 넘어 공간의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주택 공급 확대와 사회통합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달성해야 할 목표다. 이를 위한 실행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것은 공공주택 입주민이 어느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동일한 수준의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도시는 건축물로 만들어지고, 건축물은 사는 사람의 구체적인 현실 생활로 완성된다. 그러나 소셜믹스는 단순한 주택정책 중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서울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투자이며 우리의 공동 자산이다. 서울이 포용적이고 상생하는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공주택의 소셜믹스 원칙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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